신한국당 이홍구대표는 26일 노동관계법 개정안등의 여당 단독 처리에
대해 "우리당의 선택이 옳았는지 야당 주장이 옳았는지는 내년 선거때
국민이 선택할 것"이라며 "오늘 국회처리는 절차상 전혀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동
관계법안등 처리의 불가피성을 거듭 설명하면서 청와대와의 사전교감설에
대해 "이번 법안 처리는 당이 책임지고 했으며 특히 노동법안 처리는 전적
으로 당책임하에 처리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 일답.

-노동관계법안등을 단독 처리하게된 배경은.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 개정안등은 시급성을 요하는 법안들이다.

특히 노동법안의 경우 우리 경제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경쟁력 회복을
위해 일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게 국민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안기부법도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에서 보듯 지난 몇달동안 남북관계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고, 내년이 한반도관계에 주요고비가 될 것이라는
국내외 예측도 있어 우리의 대응자세를 갖추는게 시급했다.

노동관계법의 경우 오늘 추가보완책이 발표됐고 앞으로도 근로자 권익보호
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할 생각이다.

-기습 처리에 대한 야당의 항의가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물론 국회에서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를 대단히 희망했다.

그러나 야당은 당내 여러 사정때문에 정상적 국회운영에 협조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할 국면을 맞게 됐다.

야당이 끝까지 물리적 저지 입장을 굽히지 않아 대화와 타협에 의한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데 대해 당으로서나 당대표인 나로서도 대단히
안타깝고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11개 법안을 일방 통과시킨데 대한 부담은 없는가.

<>선택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이해해 줄 것으로믿는다.

물리적 충돌은 국민화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의 대결의식
을 고조시킬 것으로 걱정했다.

우리는 적법하게 처리했지만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유감스럽다.

-기회있을 때마다 "날치기"는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한번도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없다.

다만 국회에서 대화와 절차를 중시, 물리력으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이야기
는 했었다.

-여야 경색국면이 예상되는데.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를 바라고 있다.

오늘 법안 처리는 국회의 적법 절차에 따라 한 것이다.

-평소 "선택의 정치"를 강조해 왔는데, 이번 법안처리도 그 선택의 일환
인가.

<>큰 선택은 아니지만 이것도 조그만 선택이다.

대단히 어려운 선택이었다.

오늘 오후에 처리하면 물리적 충돌이 있을게 뻔하고, 아침에 하면 물리적
충돌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오늘 아침으로 선택한 것이다.

<김선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