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바닥을 찾아라"

96년 주식시장이 약세로 기울며 막을 내리려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종합
주가지수가 과연 어느 수준에서 내림세를 멈출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조바심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더욱이 투자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경기저점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데
있다.

최근 기술적 분석가들이 진단하는 주식시장의 장기 바닥은 대체로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월봉 차트상으로 볼때 종합주가지수 6백선이 주가하락을 막을수 있는
지지선이라는 주장이다.

단순히 현 지수대보다 낮은 백단위라는 의미만이 아니다.

지난 90년 중반이후부터 93년 중반까지 3년간 종합주가지수는 6백선을 하한
으로 하고 7백선을 상한으로 하는 박스권내에서 장기간 움직여 왔다.

따라서 6백선을 지지선으로 볼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패턴을 중시하는 기술적 분석상 가장 기대를 갖게 하는 주장이다.

정치환경을 감안한 바닥으로는 문민 정부 출범 지수인 6백50선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식시장 안정책에서 찾아볼수 있다.

지난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한때 문민정부 출범지수(93년 2월25일
6백55.61)를 밑돌았다.

이날 장이 마감된 이후 정부는 즉시 연기금의 주식매수 등 주식시장 안정책
을 긴급히 발표했다.

연기금은 물론 감사원 등 관계기관과의 합의도 마쳐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님을 강조했다.

26일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자칫 연말장이 연중최저치를 기록
하는 수준으로 마감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30일께 정부 주도로
증시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다.

정부가 종합주가지수 6백50선의 방어를 상당히 의식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따라서 내년에는 6백50선이 강력한 지지선이 된다는 지적이다.

내년 말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 점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정부의 장세 개입에 한계가 있다는 반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정부 스스로 주식시장에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않고 자율에 맡긴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노사분규 등 어려워져만 가는 시장 여건으로 "침몰"이라는 수식어
가 앞서 있는 투자심리를 받쳐줄 만한 뾰족한 안정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

직관력에 의한 지지선이 5백선이라는 주장도 있다.

판단이나 추리 등 사유작용을 거치지 않고 감각적으로 보고 있기에 특별한
근거는 없다.

그러나 문민정부들어 경제는 이전보다 더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 지지선이 합당하지 않느냐는 반문이 뛰따른다

이 주장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이라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이런 여러 갈래의 주장들은 추세선을 분석하는 다우이론이나 엘리어트파동
이론이 최근 주가 급락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 김헌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