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북한연합군과 미군과의 가상전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미국방비가
증액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방장관을 지낸 캐스퍼 와인버그 "포브스" 발행인이 최근 피터
슈바이저 후버연구소연구원과 함께 펴낸 "3차 대전"(레그너리간 27.50달러
원제:The Next War)을 통해 이같은 가상시나리오를 제기해 주목된다.

현재의 국방예산으로는 점증하는 UN평화유지활동에 시달리는 1,500만
미군의 지속적인 현대화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강조한 와인버거는 북한-
중국연합을 비롯 이란과 멕시코, 러시아, 일본까지도 가상 적이 될 수 있는
만큼 국방비 증액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저자는 미정보기관 분석을 인용한 3가지의 가상
시나리오를 밝혔다.

첫째는 중국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북한이 주한미군에 생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뒤 서울에 진입한다는 것.

그 틈을 타 30만 병력으로 대만을 침략하는 중국은 미군에 핵공격을
감행하게 되고 쌍방간에 핵교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미군의 현재 지상전력으로는 최정예인 중국-북한연합군과의 교전을
승리로 이끌기 힘들기 때문에 서울을 북한에 점령당한채 평화협상을 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시나리오다.

두번째는 러시아와의 마찰.

러시아가 다단계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개발하면서 미국을 유럽으로부터
몰아내기 위한 압력을 행사하면서 상호간에 피할 수 없는 대립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세번째는 이란이 유럽에 대한 핵공격을 위협삼아 걸프만에 파견돼 있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면서 벌어지는 마찰이다.

이 경우 역시 걸프지역 특성상 해결이 쉽지 않은 분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달았다.

출간과 동시에 적지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이 책은 그러나 주한미대사를
지난 제임스 릴리를 비롯한 상당수의 전문가들로부터 현실성과 개연성이
부족한 소설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수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