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정 : 한경서평위원회
저자 : 장효상
출판사 : 법영사

장효상교수의 "신고 국제경제법"을 대하고 보니 국제경제법의 발전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으로서는 남다른 감회가 있다.

대학시절 국제법 강의를 들으면서 국가간의 관계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지를 자문해 본 적이 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국제법은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제문제"라고 스스로 결론
지었다.

그러나 막상 국제법 교과서를 펼쳐보니 경제에 관한 내용은 불과 몇 쪽밖에
되지 않았다.

그 이후 20여년동안 국제경제법이나 그와 유사한 제목의 책과 논문을
보기만 하면 부지런히 모으고 읽었다.

그러나 국제경제법은 그 실체를 제대로 알기힘든 신기루와 같은 존재였다.

이처럼 개념에 대한 합의도 제대로 되지않은 상태이지만 최근들어 국제
경제법은 그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급기야 고시과목으로까지 채택되었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셈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국제경제법을 명쾌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교재의 출현을
고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사계에서야 다 아는 일이지만 저자는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국제경제법"의
학문성을 주창하였고 또 그 분야에서는 누구도 넘겨볼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다.

감히 장교수의 저서를 평할 수 없지만 독자의 편의를 위해서 이 책의
특징을 3가지만 들고자한다.

첫째 이 책은 국제경제법을 "국제경제관계에 관한 법"이라고 명쾌하게
개념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개념 규정이야말로 앞으로 국제경제법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암시해 준다.

국제법과 국내법의 융화,공법과 사법의 융화를 부르짖고 있는 오늘날
복잡다기한 국제경제의 현상은 국제법만으로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필요하다면 국제법에 의해서도, 국내법에 의해서도, 사법에 의해서도
국제경제현상을 얼마든지 규율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경제법이 국제법이 되어야 한다는 법은 결코 없다.

둘째 이 책은 국제경제법의 방대한 분야를 일목요연하게 체계화하고 있다.

사실 국제경제법의 세계를 한번 접해 보면 누구나 그 주제의 다양함이나
분량의 방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제경제법은 무역 금융 투자 환경 기술 노동등을 다룰뿐 만 아니라 각종
국제경제기구, 다국적 기업, 각국의 주요한 통상법등 그 취급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셋째 이 책은 필자 소견으로는 탐탁하지 않지만 사법고시 준비생을 위해서
"국제거래법" 분야를 별도로 정리해 놓았다.

이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배려하기 위한 저자의 현실적인
타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법시험의 "국제거래법"은 상과대학에서 공부하는 "국제무역법규"에
불과한 실정으로 앞으로 제대로 된 "국제경제법"이 시험과목으로 채택되기를
기대한다.

국제경제법의 선구자인 장교수는 "신고 국제경제법"을 펴냄으로써 마침내
국제경제법을 체계화하였다.

앞으로 후학들이 국제경제법을 더욱 발전시키길 기대하면서 국제경제관계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이 책의 필독을 권한다.

전순신 < 동아대 법대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