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기습처리에 항의하는 노동계의 총파업이 확산되면서 연말 막바지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무역수지 적자규모도 2백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며 내년도 경제
운용계획 수립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주요업종별 업체 70개 회사(임금안정 선도기업)
와 노동부가 파업을 통보해 준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노동계
총파업으로 우리 경제는 하루 9천1백10억원 가량의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파악됐다.

또 파업에 따른 수출차질액은 3억5천7백만달러로 추정됐다.

이에따라 파업 장기화는 내년도 경기 저점을 벗어나 회복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은 매달 25일 이후에 몰리는 것이 관행이며 12월의 경우 "연말
밀어내기" 물량도 적지 않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즉 무역수지 적자규모를 축소하려는 노력자체가 무산되면서 수입초과
규모도 더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수출규모가 1천2백50억5천8백만달러였던 지난해의 경우 12월 25일부터
연말까지 무려 36억4천7백만달러가 수출됐었다.

따라서 올해 수출규모가 지난해보다 커졌기 때문에 노동계의 파업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관련산업에 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경우 수출 차질액은
이보다 훨씬 많아 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연말 5일동안을 활용,2백억달러를 넘어선 무역적자(지난 25일기준)
를 줄여 보려는 정부 노력도 신기루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관련, 통산부는 "연말 수출은 이미 어느정도 이뤄진 상황이어서 큰
타격은 없다"고 해명하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내년도 수출은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내다봤다.

통산부는 이날 내놓은 자료에 업종별 생산및 수출차질액은 <>자동차
5천6백10억원, 2억3천만달러 <>조선 9백40억원, 8천5백만달러 <>철강
4백64억원, 4백50만달러 <>기계 1천7백80억원, 2천4백만달러 <>전자부품
1백2억원, 1천20만달러 <>전기공업 1백75억원, 1백만달러 <>섬유 25억원,
1백80만달러 <>화학 생활품 14억달러, 50만달러등으로 예상됐다.

현대 기아등 전업체가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경우 연말까지
1만9천여대, 1억5천만달러어치의 수출손실을 입어 올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현대는 하루에 2천1백대, 기아는 1천5백대가량의 수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해당업체들은 수출기한을 제때 대지 못한데 따른 바이어들로부터
의 클레임을 걱정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많은 부품회사들의 납품을 받기 때문에 관련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 파업이 장기화되면 연쇄 충격도 불가피하다.

금융전문가들은 무역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국제 신인도도
하락, 해외 자본시장에서 자본조달 비용이 커질뿐 아니라 조달자체도
어려워질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