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노동관계법 기습처리에 항의하는 민주노총 및 한국노총산하
노조의 파업으로 자동차 수출이 전면중단되고 그 여파로 협력업체들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가는 등 산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7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이날 파업참가 노조는 한국노총 산하
4백93곳 13만6천여명, 민주노총 산하 1백63곳 20만6천명 등 모두 6백56여곳
34만명에 달했다.

이에따라 현대 기아 아시아 쌍용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파업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으로 물량이 소진돼 이날부터 수출차량의 선적을 중단했다.

또 기계.조선 등 여타 분규발생업체들도 조업중단으로 인한 연말 생산
계획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달들어 하루 평균 2천1백대의 수출차량을 선적해
왔으나 물량이 없어 선적을 하지못하고 있다.

현대는 하루 4백50억원의 생산자칠과 2백억원의 수출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선적지연에 따른 클레임 등을 감한할때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
이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도 하루 2백43억원의 생산차질과 1백20억원의 수출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와 쌍용자동차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자동차업계의 수출차질은
연말까지 총 1억5천만~1억6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의 파업은 특히 부품업체들의 조업중단을 동반, 파업의
여파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울산지방노동사무소 집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중 덕양산업
정일공업 동희산업 등 5개 협력업체가 27일 오후 1시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모기업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협력업체의 휴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선 기계업종 등에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아직 전면파업까지 들어간 상태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노조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어 가동률은 절반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에따라 하루 생산 차질액이 1백79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현대는 밝히고
있다.

대우중공업의 경우 조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조만간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밖에 현대정공의 울산 1,2공장과 창원공장이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중전
기기 생산업체인 효성중공업도 전면 파업에 들어가 연말까지 1백80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통상산업부는 이번 파업으로 선도기업 70개사에서 하루 생산차질
9천1백10억원, 수출차질 3억5천7백만달러가 생긴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까지 합치면 생산차질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