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누드미술 80년전"이 21일~97년 1월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580-1130)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누드화인 김관호 작 "해질녘"이 그려진 1916년을 기점으로
80년이 되는 해를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회에는 근.현대 대표작가들의 누드화
1백여점이 제작연대와 작품성격별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이제창 오지호 박생광 손일봉 박영선 박석호 박득순 이쾌대 이수억 손응성
(이상 작고작가)씨와 김흥수 김인승 장리석 김보현 권옥연 송영방 이숙자
구자승 이두식씨 등 60여명의 작품이 망라된 대규모 기획전.

한국누드 80년 역사를 한자리에서 일목요연하게 더듬어볼수 있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개성이 뚜렷했던 다양한 누드작가및 작품들을 만날수 있다.

김흥수 화백의 추상누드 "낙원의 봄"(85년작) "인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88년작)와 신체적인 장애를 극복하고 대담한 생략과 볼륨감 넘치는
독특한 구성의 누드세계를 선보였던 구본웅의 작품 등도 볼거리.

또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받았던 월북작가 이쾌대의 "군상"(48년작)도 해방
공간의 시대상을 반영한 수작으로 꼽힌다.

35명의 나체군상들이 역동적으로 뒤엉켜 절규하는 듯한 모습을 띠고 있으며
사실적인 인체 세부묘사로 장대한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이밖에 가장 완성도높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이종우의 "남자나체"
(26년작)및 김환기 화백의 누드크로키, 권옥연씨의 "소녀누드"(80년작) 등도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