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미국 최대의 원유공급업체인 쉐브론사로부터 31만t급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1억7천만달러에 수주했다고 29일 발표했다.

국내 조선소는 그동안 유럽 중동 등지에서 발주된 유조선을 주로 수주해
왔는데 미국 업체로부터의 수주는 삼성중공업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에는 옵션(인도된 선박을 사용해 보고 만족하면 추가로 주문하는
것) 2척이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삼성이 건조할 선박은 길이 3백33m 폭 58m의 대형 선박으로 이회사가
자체 제작한 3만5천마력의 엔진을 탑재, 2백20만배럴의 원유를 싣고 16노트
로 운항할 수 있다.

특히 화물탱크는 물론 연료탱크까지 이중선체구조로 건조돼 선박의 충돌
등 유사시에도 기름이 새나오는 것을 최대한 방지했으며 자동항법장치
항해자동기록장치 등을 도입해 운항조건을 크게 개선시켰다.

삼성은 이 선박을 99년2월과 7월에 선주사에 각각 인도할 예정이다.

이회사 관계자는 "올해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였던 쉐브론사의 VLCC
수주전에서 성공함으로써 미국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한 것은 물론
타오일메이저들의 인식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이영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