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주먹으로 신화를 일군 사나이.

세진컴퓨터랜드 한상수사장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90년 부산 5평짜리 컴퓨터대리점에서 시작, 단숨에 컴퓨터 유통업계를
장악한 주인공이다.

전국 세진컴퓨터랜드 76개 직영점의 올 예상매출액은 5천억원.

서울에 진출한지 불과 2년만이다.

그만큼 많은 화제를 낳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판매광고와 바람몰이식 경영스타일은 한사장의 대명사가
되었다.

구설수도 끊이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것이 대우통신의 "세진인수설".

카리스마적 경영스타일도 동종업계의 표적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문들도 한사장의 기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승부근성을 자극, 제2의 세진돌풍을 준비케 하는 촉진제가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물가를 절반으로 꺾어 놓겠습니다"

한사장이 최근 세진홈마트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 통신판매시장에 뛰어
들면서 한 말이다.

세진홈마트에도 가격파괴 평생애프터서비스개념을 그대로 도입했다.

시범 운영중인 세진홈마트의 하루매출액은 4천만원.

한사장은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든 통신판매시장을 조만간 석권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사장이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존재는 소비자.

그는 세진에 대한 갖가지 악성루머에 대한 최종 심판자로 소비자를 꼽는다.

한사장은 그 흔한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다.

가정형편상 고등학교 2학년때 학업을 중단, 탄광으로 갔었다.

이후 구두닦이 중국집배달원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우리교육은 저같은 괴짜를 만들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성공의 걸림돌인 "무학력"이 아니러니컬하게도 한사장에게는 성공의 발판
으로 작용했다.

"현대판 돈키호테" 한상수사장.

그에게는 찬사와 함께 비난이 따르고 있다.

그의 성공은 경이적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는 언제 침몰할지 모를 불안도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경영의 귀재"라고 평가받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언제 망해도 망할
사람"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그러나 한사장이 컴퓨터 유통시장에 선진 양판점체제를 도입하고 진정한
"소비자 주권주의"를 정착시킨 공로를 부인하기는 어려울것 같다.

< 손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