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고 10조원이 넘는 대형금융기관인 국민투자신탁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투신이 증권사로 전환되면 대기업의 인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현대그룹측이 국민투신의 인수를 시도해온터라 현대그룹의 국투
인수가 가시화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우선 국투를 인수하려는 기업은 약 1조원의 자금동원능력을 가져야 한다.

내년 2월 1백% 증자에 2백%의 할증발행에 드는 3천6백억원과 증자참여조건
인 미매각수익증권의 매입대금 5천억여원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대기업그룹만이 국투 인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가장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인수측은 현대그룹이다.

국민투신 이정우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정기업과 인수협상을 하지는
않았으며 현대측과의 교감도 없었지만 인수시도를 해온 점을 감안하면 주인
으로서의 제1대상이 될것"이라며 "그러나 삼성그룹과 LG그룹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국투지분 50%이상을 매집했던 현대그룹이 국민투신의 주인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그룹이나 LG그룹도 국민투신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말 삼성측은 당시 국민투신의 최대주주였던 교원공제회의
지분인수를 추진했었다.

물론 삼성증권이 JP모간증권과 신설투신을 설립할 계획이고 LG증권도
LG투자신탁운용을 설립했다.

그러나 투자은행형태의 증권사인수는 가능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
이다.

이와관련 이사장은 "국민투신이 증권사로 전환돼 현대측에 인수되더라도
국민투신증권(가칭)은 투자은행으로 차별화되기 때문에 현대증권과의 합병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를 보유한 대기업이 국민투신을 인수하면 합병을 적극 유도한다는
정부 방침과는 차이가 난다.

아뭏튼 신설투신이나 합작투신여부에 관계없이 새로운 형태의 투자은행
이기에 현대뿐만 아니라 삼성 LG도 국투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 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