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로를 연결, 전국을 단일유역권으로 하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겠다는
구상아래 농진공으로 하여금 타당성조사에 착수케 했다.
한반도는 온대지역으로 강우량이 연간 1천1백mm 이상이 되어 물을 흔하게
써 왔다.
그러나 강우량이 거의 여름 한철에 집중되고 산업이 발달해서 도시가
팽창됨에 따라 물을 흥청망청 쓰던 때는 지나가고 있다.
여기에다 근래에 와서는 기상이변이 자주 들어 가끔씩 가뭄에 시달려 왔지
않았는가.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리도 2001년에 가면 해마다 40억t의 물이 모자랄
것이라고 한다.
정치의 요체는 "치산치수"인 만큼 물부족에 대한 항구책으로 5대강 수계
통합을 시도해 본다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할수 있다.
주마가편격일지 몰라도 이번 5대강 수계 전장 2백60km 수로공사 타당성
조사는 단순히 수계 연결만의 공사타당성 조사로 끝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로 생각해야 할 것이 하상을 준설하는 일이다.
수량만 충분하면 훌륭한 운하,즉 수송난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저효율 고비용구조때문에 국제경쟁력이 취약하다.
수송적체로 인해 연간 8조원이 낭비되고 있지 않은가.
물동이 수류 수송으로 일부나마 해결될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번 조사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나마 그 가능성을 알아 보자는 것이다.
한강도 경.인간 운하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둘째 물문제는 이제 강물이나 댐.호수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에 이른듯하다.
전국에 뻗어 있는 5대강유역에 걸친 산 계곡에 지하저수지를 마련할 때가
되었다.
이 조사항목도 차제에 포함시키는 것이 종합적인 물대책으로서 합당할 듯
싶다.
이번 5대강 수계통합 직접 공사비는 1조3천3백억원으로 추정되나 관련
총공사비(수도연결)는 약 5조원이 든다고 한다.
운하(부분이라도)까지 하상의 수심파기 준설을 한다면 한강개발에서
보았듯이 토사 골재등 건설자재가 채취되어 오히려 생산적인 공사가 될는지
모른다.
지금 우리경제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OECD가입으로 선진국에 진입했다하나 자축하기엔 아직 이르다.
외채 1천억달러, 국제수지 연간 2백20억달러라니..
우리보다 먼저 올림픽과 OECD에 가입하고서도 도산한 멕시코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세계1차대전에서 승전국이 되어 호황을 맞았으나 곧이어 닥쳐온
대공황때 루스벨트대통령은 저 유명한 뉴딜정책을 폈었다.
그때 실시한 대토목공사가 콜로라도강에서 LA 시애틀에 이르기까지의 장장
8백km에 걸친 물길을 트는 수리공사였다.
그때 척박한 황야에 물을 댔고 발전소가 들어섰다.
또 1천2백만명이나 되는 실업자에게 일터를 제공하였다.
우리도 물길을 트는 일이 곧 침체된 경제를 회생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송정덕 < 상록노농문제 연구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