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에도 국민 여러분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축원합니다.

사법부는 그동안 수십여 가지에 달하는 사법제도 개혁방안을 확정하는
한편 법원조직법 등을 모두 정비한 바 있습니다.

새로운 사법제도는 내년에 행정법원과 특허법원이 새로 설치되면 정착
단계에 들어서게 됩니다.

이제 우리 사법부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터전 위에서 사법의 선진화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할 사법의 선진화는 법의 지배를 통한 자유.평등.정의의
실현에 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과 규칙이 개정돼 체포장제도 구속영장 실질심사제도 기소전
보석제도 등이 새로 도입됨으로써 인신구속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형사사법의 지도원리인 무죄추정의 원칙,
영장주의, 적법절차의 원칙에 따라 인신구속과 형의 양정에 형평성과
객관성이 유지되도록 충실히 운영될 것입니다.

또한 소외계층을 위해 민사소송 인지제도, 국선변호인제도 등도 내실있게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법이 법률적으로 이를 지원하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우리는 사법분야의 해외교류를 통해 사법의 위상을 선진구도에 맞게 정립
하고 국제거래에 따르는 무역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처코자 사법공조, 외국
판결의 승인 등 국제협정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의식의 선진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법을 지키고 법에 따라 생활하는 법치사회, 신뢰사회를 이룩하는 일이야
말로 선진 국민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