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경제전망] (국내) 대선 물가/노동법 등 곳곳에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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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경제운용여건은 사방 어느곳을 둘어보아도 온통 암초투성이다.
경기는 급전직하다.
여기에 노동관계법개정으로 돌발변수가 튀어나왔고 대통령선거까지
치러야한다.
흔히 쓴 "위기"라는 말이 현실이 될지도 모를 형국이다.
온통 난제들뿐이지만 가장 걱정하고 주력해야할 5대과제를 꼽아보았다.
불황극복 노사안정 적자축소 규제완화 물가안정이 그것이다.
지금 상황이 어떻고 어떻게 풀어가야할지를 정리한다.
[[ 불황극복 ]]
우리 경제에 드리워진 침체의 그늘을 어떻게 걷어낼 것인가.
지난해 경제과제의 우선순위는 93년 이후 호황을 이뤄온 국내경제가
큰 충격없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연착륙.
그러나 결과는 급격한 하강으로 드러났다.
경착륙이었던 셈이다.
지난해말 연구기관들은 새해엔 "저성장 고물가"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발표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낮게는 6.1%까지 뚝 떨어질 것으로 제시됐다.
최고치는 6.5%선.때문에 어느정도 긴축기조를 통한 저성장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정부가 부양책을 쓰지 않고도 이룰 수 있다고 밝힌 새해 경제성장률은
6.5%대.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최고 수준이다.
저성장 기조는 택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경기급랭 실업률증가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욱이 대선을 앞둔 마당에 인위적인 하락을 유도할 경우 일자리수가
줄어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현실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을것 같다.
정부가 제시한 새해 경제 운용과 관련된 주요시책들도 하나같이
뜨뜻미지근하다.
가장 큰 요인은 대외부문이다.
작년에 가장 큰 골칫덩이였던 반도체 경기가 올해도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원화가 상당히 절화됐지만 엔화절하폭은 더 커 수출가격 측면에서도
여건은 별로 나아질 게 없다.
다만 재고조정이 어느정도 돼가고 있고 정부가 재정을 조기집행하는 등
정책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커 극심한 침체는
막아질 수도 있다.
[[ 노사안정 ]]
새해 경제과제중 노사안정 부문은 예측이 어려운 "럭비공"같은
존재이다.
국내 노사관계의 관행과 의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내용이 노동관계법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노동환경과 문화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노사안정도
종잡기 어려운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18일 현재 노사분규 건수는 지난 95년 (87건)보다 4건이
줄어든 83건.
지난 94년 1백21건에 비춰 보면 최근 2년간은 노사관계가 어느때보다
안정됐던 시기였다.
새해에도 이런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점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노사관계 개혁 추진과정에서 불안요인은 이미 축적된 상황이다.
노사관계법 개정에 대해 노사 당사자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여당 단독으로 국회본회의를 열어 노동법을 통과시킴으로서 야당의원과
근로자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있다.
현총련 등 32개 노조단체가 즉각 파업을 결의하는등 세밑 노사불안이
새해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불법파업에 대한 저지가 있다 하더라도 물가불안심리 등 임금
상승욕구를 부추겨 안정분위기 유해요소로 변할 수 있다.
특히 명예퇴직 등 대량감원 사태등에서 비롯된 노측의 불안감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안정요인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경제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대립으로 파국을 맞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점을 들수있다.
또 정부도 노사관계법을 개정하면서 근로자들이 불이익을 받지않도록
하는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급여나 삶의 질을 다른 쪽에서 배려한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올해 경제가
어떤 모습을 펼지는 노사관계가 이를 잡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적자축소 ]]
대통령이 직접 목표 (지난해의 절반)까지 설정해 제시한 새해 경제
과제이다.
그런만큼 해결의 우선 순위도 높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 추정치는 대략 2백10억~2백20억달러.
따라서 산술적으로는 1백10억달러 이내에서 적자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제부처에서 흘러 나온 새해 목표치는 1백50억달러선.
"무리한 최선"보다는 "가능성 있는 차선"을 택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가능성있는 차선"도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민간연구소들은 올해도 2백억달러 육박을 점치고 있다.
먼저 경상수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무역수지만해도 올 여건은
그리 쾌청하지 않다.
지난해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면서 확대일로를 걸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적자가 새해 들어 갑자기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품목의 수출이 늘거나 수입규모가 줄어야 한다.
하지만 새해와 시기적 연결선상인 지난해 4.4분기 수출입 양상은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분명히 드러낸다.
"기는 수출"에 "나는 수입"이 고착화됐고 소비재 수입은 늘기만 한다.
생활수준이 높아져 에너지 수입도 덩치가 부쩍 커졌다.
게다가 세계화물결에 휩쓸려 해외여행을 나가려는 인파들로 공항은
북적인다.
다만 설비투자 감소로 인한 수입감소는 예상 가능하다.
지난해 통상산업부는 무려 6번이나 경상수지 방어책을 써봤다.
하지만 "약효는 별무"로 판정났다.
정부의 정책수단도 그만큼 많지 않다는 얘기다.
때문에 일부 품목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바꾸고 반도체의 뒤를 잇는
"스타"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새해 성장률을 잠재성장률이하로 잡아 경상수지를 방어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규제완화 ]]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깨뜨리려면 군더더기가 붙는 토양을 아예 없애
버리는 게 필요하다.
기업들의 자연스런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를 철폐하는 일은 새해에는
어떤해보다도 강조돼야할 과제중의 하나다.
그동안 여러곳에 규제완화위원회가 설치돼 적지 않은 활동을 벌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 규제개혁기획단의 실적을 보자.지난 93년 개별적으로 개선 건의를
받은 1천1백28건중 1천98건을 고쳤다.
94년에는 기능별 업종별로 취합한 개선과제 3백41건중 3백24건을 뜯어
고쳤다.
또 95년부터는 중점개선과제를 단계별로 개선해 오고 있는데 그해 1차로
5백1건을 발굴해 3백77건을 새로 고쳤다.
지난해에는 2차로 2백7건을 선정, 이중 76건을 9월말까지 개선한 것으로
집계됐다.
숫적으로만 따지면 규제가 엄청나게 없어졌어야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사라졌음을 피부로 느끼기 힘들다는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께 중소기업청이 중소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행정규제가 이전과 동일하다는 반응이 43.7%나 됐다.
결국 기업들이 실제 필요한 부분보다는 일과 별로 상관이 없는 형식적인
분야에 규제완화가 몰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곳곳에 널려있는 규제완화 기구가 모두 비슷비슷한걸 추진해 건수만
많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우리경제의 "고비용 저효율"체질 개선을 진정 원한다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병인을 치유한다는 차원에서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더군다나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도 가입했다.
특히 새해 우리 경제는 불황의 위협을 목전에 두고 있다.
대책도 별로 없다.
결국 분위기로 타개해야 한다.
[[ 물가안정 ]]
지난해 연말 물가당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4.5%로 잡은 소비자 물가억제선을 방어할 수 있었던 탓이다.
물론 여기에는 작황이 좋아 가격이 크게 내린 농산물이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물가당국은 에너지 수입량및 과소비 감소라는 두가지 목적을
이루겠다며 연말에는 휘발유의 교통세를 인상해 값을 올리는 여유까지
부렸다.
그러나 새해초부터 물가에는 "빨간등"이 켜질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KDI (한국개발연구원)가 내놓은 새해 소비자물가 예상
상승률은 4.7%.그즈음 물가당국이 공공연하게 자신감을 피력했던 수준
(지난해 연말 수준인 4.5%선)보다는 꽤 높다.
원화 환율절하에서 발생하는 수입가격 상승등 비용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KDI 물가전망의 배경이었다.
그렇지만 경제외적인 부분까지 포함할 경우 새해 물가오름세 요인은
몇가지가 더 추가된다.
지난해 풍작을 보였던 농산물은 새해 해거리로 흉작이 될 경우 상당한
불안요인이 된다.
대선을 앞둔 시기는 물가 안정세에 결코 도움이 될수 없다.
정치적 일정속에서 돈이 마구 풀리고 분위기가 흥청댈뿐 아니라 물가지도
및 단속은 희석될 공산이 높다.
게다가 각종 공공요금들은 연초부터 고개를 바짝 쳐들고 제 차례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의료보험수가 상하수도료 고속도로통행료 쓰레기봉투값 전기 및
가스요금 등.
의료보험수가와 상하수도요금은 가격체계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부분인상이 불가피하고 대학등록금도 인상폭이 문제일 뿐이라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의료보험수가 전기.가스요금등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
경기는 급전직하다.
여기에 노동관계법개정으로 돌발변수가 튀어나왔고 대통령선거까지
치러야한다.
흔히 쓴 "위기"라는 말이 현실이 될지도 모를 형국이다.
온통 난제들뿐이지만 가장 걱정하고 주력해야할 5대과제를 꼽아보았다.
불황극복 노사안정 적자축소 규제완화 물가안정이 그것이다.
지금 상황이 어떻고 어떻게 풀어가야할지를 정리한다.
[[ 불황극복 ]]
우리 경제에 드리워진 침체의 그늘을 어떻게 걷어낼 것인가.
지난해 경제과제의 우선순위는 93년 이후 호황을 이뤄온 국내경제가
큰 충격없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연착륙.
그러나 결과는 급격한 하강으로 드러났다.
경착륙이었던 셈이다.
지난해말 연구기관들은 새해엔 "저성장 고물가"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발표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낮게는 6.1%까지 뚝 떨어질 것으로 제시됐다.
최고치는 6.5%선.때문에 어느정도 긴축기조를 통한 저성장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정부가 부양책을 쓰지 않고도 이룰 수 있다고 밝힌 새해 경제성장률은
6.5%대.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최고 수준이다.
저성장 기조는 택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경기급랭 실업률증가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욱이 대선을 앞둔 마당에 인위적인 하락을 유도할 경우 일자리수가
줄어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현실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을것 같다.
정부가 제시한 새해 경제 운용과 관련된 주요시책들도 하나같이
뜨뜻미지근하다.
가장 큰 요인은 대외부문이다.
작년에 가장 큰 골칫덩이였던 반도체 경기가 올해도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원화가 상당히 절화됐지만 엔화절하폭은 더 커 수출가격 측면에서도
여건은 별로 나아질 게 없다.
다만 재고조정이 어느정도 돼가고 있고 정부가 재정을 조기집행하는 등
정책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커 극심한 침체는
막아질 수도 있다.
[[ 노사안정 ]]
새해 경제과제중 노사안정 부문은 예측이 어려운 "럭비공"같은
존재이다.
국내 노사관계의 관행과 의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내용이 노동관계법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노동환경과 문화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노사안정도
종잡기 어려운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18일 현재 노사분규 건수는 지난 95년 (87건)보다 4건이
줄어든 83건.
지난 94년 1백21건에 비춰 보면 최근 2년간은 노사관계가 어느때보다
안정됐던 시기였다.
새해에도 이런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점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노사관계 개혁 추진과정에서 불안요인은 이미 축적된 상황이다.
노사관계법 개정에 대해 노사 당사자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여당 단독으로 국회본회의를 열어 노동법을 통과시킴으로서 야당의원과
근로자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있다.
현총련 등 32개 노조단체가 즉각 파업을 결의하는등 세밑 노사불안이
새해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불법파업에 대한 저지가 있다 하더라도 물가불안심리 등 임금
상승욕구를 부추겨 안정분위기 유해요소로 변할 수 있다.
특히 명예퇴직 등 대량감원 사태등에서 비롯된 노측의 불안감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안정요인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경제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대립으로 파국을 맞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점을 들수있다.
또 정부도 노사관계법을 개정하면서 근로자들이 불이익을 받지않도록
하는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급여나 삶의 질을 다른 쪽에서 배려한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올해 경제가
어떤 모습을 펼지는 노사관계가 이를 잡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적자축소 ]]
대통령이 직접 목표 (지난해의 절반)까지 설정해 제시한 새해 경제
과제이다.
그런만큼 해결의 우선 순위도 높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 추정치는 대략 2백10억~2백20억달러.
따라서 산술적으로는 1백10억달러 이내에서 적자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제부처에서 흘러 나온 새해 목표치는 1백50억달러선.
"무리한 최선"보다는 "가능성 있는 차선"을 택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가능성있는 차선"도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민간연구소들은 올해도 2백억달러 육박을 점치고 있다.
먼저 경상수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무역수지만해도 올 여건은
그리 쾌청하지 않다.
지난해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면서 확대일로를 걸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적자가 새해 들어 갑자기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품목의 수출이 늘거나 수입규모가 줄어야 한다.
하지만 새해와 시기적 연결선상인 지난해 4.4분기 수출입 양상은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분명히 드러낸다.
"기는 수출"에 "나는 수입"이 고착화됐고 소비재 수입은 늘기만 한다.
생활수준이 높아져 에너지 수입도 덩치가 부쩍 커졌다.
게다가 세계화물결에 휩쓸려 해외여행을 나가려는 인파들로 공항은
북적인다.
다만 설비투자 감소로 인한 수입감소는 예상 가능하다.
지난해 통상산업부는 무려 6번이나 경상수지 방어책을 써봤다.
하지만 "약효는 별무"로 판정났다.
정부의 정책수단도 그만큼 많지 않다는 얘기다.
때문에 일부 품목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바꾸고 반도체의 뒤를 잇는
"스타"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새해 성장률을 잠재성장률이하로 잡아 경상수지를 방어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규제완화 ]]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깨뜨리려면 군더더기가 붙는 토양을 아예 없애
버리는 게 필요하다.
기업들의 자연스런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를 철폐하는 일은 새해에는
어떤해보다도 강조돼야할 과제중의 하나다.
그동안 여러곳에 규제완화위원회가 설치돼 적지 않은 활동을 벌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 규제개혁기획단의 실적을 보자.지난 93년 개별적으로 개선 건의를
받은 1천1백28건중 1천98건을 고쳤다.
94년에는 기능별 업종별로 취합한 개선과제 3백41건중 3백24건을 뜯어
고쳤다.
또 95년부터는 중점개선과제를 단계별로 개선해 오고 있는데 그해 1차로
5백1건을 발굴해 3백77건을 새로 고쳤다.
지난해에는 2차로 2백7건을 선정, 이중 76건을 9월말까지 개선한 것으로
집계됐다.
숫적으로만 따지면 규제가 엄청나게 없어졌어야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사라졌음을 피부로 느끼기 힘들다는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께 중소기업청이 중소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행정규제가 이전과 동일하다는 반응이 43.7%나 됐다.
결국 기업들이 실제 필요한 부분보다는 일과 별로 상관이 없는 형식적인
분야에 규제완화가 몰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곳곳에 널려있는 규제완화 기구가 모두 비슷비슷한걸 추진해 건수만
많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우리경제의 "고비용 저효율"체질 개선을 진정 원한다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병인을 치유한다는 차원에서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더군다나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도 가입했다.
특히 새해 우리 경제는 불황의 위협을 목전에 두고 있다.
대책도 별로 없다.
결국 분위기로 타개해야 한다.
[[ 물가안정 ]]
지난해 연말 물가당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4.5%로 잡은 소비자 물가억제선을 방어할 수 있었던 탓이다.
물론 여기에는 작황이 좋아 가격이 크게 내린 농산물이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물가당국은 에너지 수입량및 과소비 감소라는 두가지 목적을
이루겠다며 연말에는 휘발유의 교통세를 인상해 값을 올리는 여유까지
부렸다.
그러나 새해초부터 물가에는 "빨간등"이 켜질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KDI (한국개발연구원)가 내놓은 새해 소비자물가 예상
상승률은 4.7%.그즈음 물가당국이 공공연하게 자신감을 피력했던 수준
(지난해 연말 수준인 4.5%선)보다는 꽤 높다.
원화 환율절하에서 발생하는 수입가격 상승등 비용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KDI 물가전망의 배경이었다.
그렇지만 경제외적인 부분까지 포함할 경우 새해 물가오름세 요인은
몇가지가 더 추가된다.
지난해 풍작을 보였던 농산물은 새해 해거리로 흉작이 될 경우 상당한
불안요인이 된다.
대선을 앞둔 시기는 물가 안정세에 결코 도움이 될수 없다.
정치적 일정속에서 돈이 마구 풀리고 분위기가 흥청댈뿐 아니라 물가지도
및 단속은 희석될 공산이 높다.
게다가 각종 공공요금들은 연초부터 고개를 바짝 쳐들고 제 차례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의료보험수가 상하수도료 고속도로통행료 쓰레기봉투값 전기 및
가스요금 등.
의료보험수가와 상하수도요금은 가격체계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부분인상이 불가피하고 대학등록금도 인상폭이 문제일 뿐이라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의료보험수가 전기.가스요금등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