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는 순탄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우리경제에는 일단
괜찮은 환경을 제공할것 같다.

예측기관들은 구체적인 수치에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지난해의
2.6~3%에서 3~3.2%로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은 각국의 물가가 계속 안정세를 지속하고
정치적 격변요인이 적은데다 해외투자 활성화와 러시아 중국등 체제
전환국들의 경제개혁이 순조롭게 이뤄지리라는데 근거한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중남미의 약진이 두드러지리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견실한 성장에 힘입어 각국의 수입수요가 특히 활발한 증가를 보여
세계교역은 물량기준 7%이상의 신장을 기록함으로써 그동안의 위축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미국과 일본경제가 지난해만은 못할것
같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경제는 소비세율인상으로 주택건설과 민간소비위축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 무역적자의 대부분이 이들 두나라와의 교역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감안할때 이를 극복키 위한 특단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우리가 더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것은 역시 국제금리와 외환, 원자재시세
등 국제가격변수들이다.

가장 큰 관심사인 달러화는 빠르면 2.4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강세
기조가 주춤해지고 대신 일본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섣불리 득실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될경우 일본상품과의 경쟁은 다소
유리해진다.

또 유가등 국제원자재시세도 상승보다는 안정쪽의 전망이 우세한 편이어서
다행스럽다.

다만 국제금리의 상승가능성이 높아 해외자금조달에 애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나 미국의 금리인상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때문에 우리기업들로서는 올해 금리를 포함한 국제금융시장동향과 자금의
이동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같다.

움직이는 세계는 항상 가변성이 높다.

경제라고 예외일수는 없다.

클린턴대통령의 두번째 임기가 시작되면서 미국의 대외정책이 어떻게 진행
될지는 우리의 큰 관심사가 된다.

이미 시장개방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있는 상태여서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WTO(세계무역기구)출범 3년차를 맞아 국제무역질서도 급격히 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제기된 노동이나 환경기준을 무역과 연계시키기 위한 다자협상의
논의등이 본격화 될 것에 대비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일이다.

특히 올해는 우리가 OECD회원국으로서 맞는 첫해로 종래와는 다른 국제
질서의 준수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부담도 있다.

오는 7월 홍콩의 중국귀속도 우리경제에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내정치상황도 어수선할 해인만큼 세계경제
동향과 여건변화에 특히 기민하게 대응하는 정책운용과 기업경영이 요망
된다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