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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시장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땅값은 지난해부터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도권지역 전세값
급등을 계기로 집값도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연말에 치러질 대통령선거가 부동산 가격등락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경기순환 주기상 올해는 가격상승이 시작되는 해에 해당한다는 진단
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가격상승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각종 규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부동산값 상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게 반론의 요지이다.

게다가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아직 11만가구나 남아 있고 전반적인 경제상황
이 나빠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가격이 일부 오른다 해도 상승폭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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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올해 아파트가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소폭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값을 밀어올릴 만한 심리적 요인들이 많아 일단 상승국면이 지속
되겠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아파트값을 끌어 올릴수 있는 심리적 요인으로는 우선 매매값에 근접하는
높은 전세값을 들수 있다.

서울및 수도권 소형평형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전세값이 매매가의 70%선에
이르고 있다.

전세값 상승은 최근 중대형 평형으로까지 번져가면서 매매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분당 등 신도시아파트는 30평형대를 중심으로
매도호가가 상승하고 있어 무주택 서민들을 불안케하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선거와 지하철 신규개통 등에 따른 가격오름세 심리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주택경기 순환주기상으로도 내년에는 회복기에 해당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작년말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11만2천여가구로 연초에 비해
25%나 줄고 전세값이 큰 폭으로 뛴 것도 순환주기에 따른 것으로 설명한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 집값이 많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바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상태가 워낙 나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더라도 올해
수준을 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분석이다.

국제수지적자가 심화되고 불황이 계속되면서 전반적인 가구소득이 떨어지면
주택수요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정부도 경제여건이 이런 마당에 집값마저 뛰면 경제가 회생할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위기감을 갖고 집값변동상황을 주시하고 있어 집값이
오를 기미가 보이면 강도높은 투기억제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동산 실명제 실시, 주택전산망 가동 등을 감안하면 집값이 많이
올라야 지난해 수준, 또는 그 이하의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새로 개통되는 지하철 역세권지역 아파트 등 상승요인이 뚜렷한 일부
지역에선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다가구.다세대주택 =다가구및 다세대주택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특정계층을 겨냥한 차별화된 주택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 전망이다.

서울시에선 이미 지난 9월 각 구청별로 10가구이상인 다가구주택에 대해서는
건축심의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또 전용주거지에서는 3가구이하만 짓도록 하고 있으며 강남.서초구 등
원룸형 다가구주택붐이 일던 지역에서는 9가구이하 주택도 강화된 건축심의
기준을 적용 받게돼 다가구주택 경기가 눈에 띄게 가라앉아 있는 실정이다.

특히 그동안 다가구주택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서울시의 주차장설치기준
강화안이 가구당 0.6대이상의 주차시설을 갖추도록 지난해말 확정됐다.

당초 가구당 0.7대이상에서 0.6대이상으로 완화되기는 했지만 가구당 0.7대
이상의 주차면적을 확보해야 할 경우 일반적인 방식으로 다가구주택을 지으면
임대수익을 맞추기가 어려워 전반적인 다가구주택 경기는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화된 주차기준을 충족시키면서 임대수익도 확보할수 있도록 평형을
넓히고 가구수를 줄이는 대신 내외장을 고급화한 일부 다가구주택들은 각광
받을 전망이다.

특히 평형을 기존 10~20평형에서 30평형대로 넓히고 가구수는 10가구미만
으로 줄인 중대형 고급다가구주택, 신세대부부나 전문직 종사자들을 겨냥한
다가구주택 등이 올해 인기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전문직종사자들의 재택근무가 가능토록 첨단기능을 가미한 다가구주택,
피로티형(지상1층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식) 다가구주택 등의 건립이
늘어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결국 지역에 따라서는 공급물량이 수요를 초과해 가격하락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다가구주택 시장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수요자의 기호에 맞춘
차별화된 상품이 개발돼 나오며 선별적으로 인기를 끄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방형국.김동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