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년 소띠해가 밝았다.

폭락장세로 가슴을 저몄던 악몽을 뒤로 한채 새해엔 훨훨 날개짓하는
주가에 대한 단꿈을 꿀수 있을 것인가.

증권사들은 소처럼 땀흘려 일한 대가가 어느정도 가시화될 것으로 올한해
증시를 점치고 있다.

상반기중엔 종합주가지수가 최저 600~660선으로 작년말 수준을 뛰어넘기
힘들어 보이지만 연말쯤엔 850~1,05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예상은 지난해 5월에 986까지 올랐다가 연말께 661까지
곤두박질쳤던 하강곡선과는 뚜렷한 대조를 보이는 상승곡선이라 할수 있다.

연중최고지수에 대해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연말께로 보고 있다.

상반기중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버리고 상승가도를 달리다 한해를 마감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통령선거(12월18일)를 치르기 전까지는 각종 선심성 정책에 힘입어
주가가 오르더라도 선거결과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제한적인 상승에 그치고
선거이후엔 본격적인 오름세를 탈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더군다나 상반기중엔 예상됐던 사항이긴 하지만 12월법인들의 악화된
영업실적이 공표됨에 따라 경기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어나면서
주가도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하반기엔 경기회복이나 대선무드에 편승하면서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일부 증권사들은 올3분기나 4분기중 연중최고치를 확인하고 선거
결과나 통화환수우려등이 맞물려 소폭 조정을 받으며 연말을 맞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한다.

반면 연중최저치에 대해선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상반기중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초나 적어도 1분기중에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편이다.

지난해말에 터져나온 "연기금 3,000억원 주식매입"과 같은 일시적인
시장조치로 폭락세가 멈춰지긴 했지만 기본적인 약세기조를 벗어난
상황은 아니라는 장세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수급사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연초에 신용만기매물이 시장을 짓누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2분기중엔
"한통주 상장"요인이 기다리고 있다.

자칫 시장의 고삐가 풀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연중최저치가 한통주
상장을 전후한 2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점치는 증권사들도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올 2분기나 3분기말쯤엔 "경기바닥"을
찍고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탈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자금수요 위축등으로 장기실세금리를 반영하는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도 연평균 11.2~11.6%로 작년의 11.9%보다는
소폭 하향안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기별로는 하반기로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부 증권사는 상반기의 금리수위가 높아 연평균 12%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환율과 관련, 원화가치 절하도 연말께는 주춤하겠지만 달러대비 약세권을
지속함에 따라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또 지난해 큰폭으로 불어난 경상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 않아 시장의
발목을 죄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올 한햇동안 시장을 지배할 유망테마주에 대해선 단연 M&A(기업인수합병)
관련주가 손꼽히고 있다.

오는4월부터 거래법200조(10%소유제한)가 완전폐지되고 여타 보완장치도
마련되어 있지만 지난해말부터 불어닥친 M&A열풍이 올해도 식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 부실금융기관들의 강제합병을 비롯한 금융산업개편 얘기도 만만찮은
테마로 부상할 전망이며 방송및 정보통신관련주들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지목됐다.

이밖에 환경분야를 앞세운 신기술이나 신제품개발관련주들도 성장성을
등에 업고 시장의 관심권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고 경기회복과
관련한 경기민감주에 대해서도 눈여겨 보아야 할것으로 제시됐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