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관광산업] "이젠 국내로..." .. 여행업계 새전환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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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지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작년에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급증한 반면 외국인관광객의 방한은 80년이후
전년보다 오히려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여행수지적자규모는 16억달러로
전년 3억달러의 5배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년 전망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관광산업의 불황은 단기간에 회복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관광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소리도 설득력있게 들린다.
그러나 "궁 즉 통".
여행부문도 새로운 전환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여행붐"에 가려 그동안 소외됐던 국내여행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
하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고 내국인들의 여행경비를 다시 국내로 환수할 수
있는 국내관광기업들의 해외투자와 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쪽으로 방향전환을 하고 있는 여행의 흐름과 국내관광기업들의
해외진출현황을 소개한다.
< 편집자 >
=====================================================================
지난 89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이후 시골에서도 계를 만들어 해외여행을
가는 등 해외여행붐이 일었다.
자연히 해외여행을 해야 제대로 여행을 한 것처럼 여겨지고 국내여행은
왠지 시시하다는 "외제" 선호의식이 여행부문에서도 심화되어 왔다.
그러나 여행수지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무분별한 해외여행에 대한
자성과 함께 그동안 소홀했던 국내여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여행수지적자증대가 여행의 축을 국내쪽으로 방향전환시키는
단초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그외에도 여러가지 관광주변의 여건이나 추세가
"국내지향"을 조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반기부터 두드러진 국내경기의 침체가 "해외여행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기업들이 감량경영에 돌입, 주변에 명예퇴직자가 산더미처럼 쏟아지는
판에 내놓고 유람형 해외여행을 즐길 수는 없는 분위기다.
경기하강은 금년에도 회복되기는 커녕 더욱 심화될 전망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경비가 적게 들면서 보다 건전한 형태의 국내여행이
보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선다.
해외여행을 웬만큼 해 본 사람이면 "제나라부터 먼저 알고 외국을 다녀야
제대로 볼 것을 본다"고 하는데 이 말도 새삼 설득력을 더한다.
외국인 회사와 국내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추세에 있는 주5일 근무제나
격주토요휴무제도 국내여행활성화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여기다 노동법이 개정돼 탄력적근로시간제나 선택적근로시간제 등 변형근
로제가 도입되면 시간적여유가 늘어나 국내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더욱이 정부는 작년 11월 국내여행활성화에 획기적 전기를 몰고올 시책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초등학생의 부모동반 가족여행을 1주일내에서 출석처리
해주기로 한 방침이 그것이다.
초등학생의 부모동반여행 출석처리제도는 우선 국내여행부터 적용하기로
되어있어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수 밖에 없다.
여행업계에서는 이 제도의 도입이 우리나라 여행의 여러가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바람직한 여행문화형성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되는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방학기간에 집중되던 우리의 휴가시즌이
사계절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여행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상당수 기업에서는 이미 연중휴가제도를 도입하고 있었지만 자녀
들이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했는데 이 제도의 도입으로
혼잡한 휴가시즌을 피해 원하는 날짜에 평소에 한번 꼭 가고 싶었던 곳으로
오붓한 가족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에따라 여름.겨울 한철 장사를 하는 관광지의 교통.숙박난도 완화되어
여행자나 관광업자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시 교육청이 작년까지 서울시내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학기말 고사를 금년부터 전면 폐지하고 학교생활기록부의 성취도
평가도 문장으로만 기술하도록 한 것도 어린이들을 "학교공부"에서 해방시켜
마음놓고 부모와 "현장공부"인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녀동반의 가족여행이 주류를 이룸에 따라 휴가문화도 물놀이 피서나
성인위주의 유흥성형태에서 유적지탐방이나 갯벌.철새.들꽃탐구 등의 생태
기행, 지방문화축제나 레저스포츠이벤트참가 등 교육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회사에 다니고 있는 황재일씨(43.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는 "국내
기업에 비해 연중 휴가로 활용할 수 있는 일자가 훨씬 많은 편이지만 아들의
학교출석때문에 여름방학기간중인 피서철에 휴가를 갈수 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교육제도가 변경됐으므로 올해는 따뜻한 봄철에 유홍준의 "나의문화
유적답사기"를 들고 남도로 가족여행을 떠나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
작년에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급증한 반면 외국인관광객의 방한은 80년이후
전년보다 오히려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여행수지적자규모는 16억달러로
전년 3억달러의 5배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년 전망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관광산업의 불황은 단기간에 회복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관광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소리도 설득력있게 들린다.
그러나 "궁 즉 통".
여행부문도 새로운 전환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여행붐"에 가려 그동안 소외됐던 국내여행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
하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고 내국인들의 여행경비를 다시 국내로 환수할 수
있는 국내관광기업들의 해외투자와 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쪽으로 방향전환을 하고 있는 여행의 흐름과 국내관광기업들의
해외진출현황을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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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이후 시골에서도 계를 만들어 해외여행을
가는 등 해외여행붐이 일었다.
자연히 해외여행을 해야 제대로 여행을 한 것처럼 여겨지고 국내여행은
왠지 시시하다는 "외제" 선호의식이 여행부문에서도 심화되어 왔다.
그러나 여행수지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무분별한 해외여행에 대한
자성과 함께 그동안 소홀했던 국내여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여행수지적자증대가 여행의 축을 국내쪽으로 방향전환시키는
단초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그외에도 여러가지 관광주변의 여건이나 추세가
"국내지향"을 조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반기부터 두드러진 국내경기의 침체가 "해외여행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기업들이 감량경영에 돌입, 주변에 명예퇴직자가 산더미처럼 쏟아지는
판에 내놓고 유람형 해외여행을 즐길 수는 없는 분위기다.
경기하강은 금년에도 회복되기는 커녕 더욱 심화될 전망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경비가 적게 들면서 보다 건전한 형태의 국내여행이
보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선다.
해외여행을 웬만큼 해 본 사람이면 "제나라부터 먼저 알고 외국을 다녀야
제대로 볼 것을 본다"고 하는데 이 말도 새삼 설득력을 더한다.
외국인 회사와 국내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추세에 있는 주5일 근무제나
격주토요휴무제도 국내여행활성화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여기다 노동법이 개정돼 탄력적근로시간제나 선택적근로시간제 등 변형근
로제가 도입되면 시간적여유가 늘어나 국내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더욱이 정부는 작년 11월 국내여행활성화에 획기적 전기를 몰고올 시책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초등학생의 부모동반 가족여행을 1주일내에서 출석처리
해주기로 한 방침이 그것이다.
초등학생의 부모동반여행 출석처리제도는 우선 국내여행부터 적용하기로
되어있어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수 밖에 없다.
여행업계에서는 이 제도의 도입이 우리나라 여행의 여러가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바람직한 여행문화형성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되는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방학기간에 집중되던 우리의 휴가시즌이
사계절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여행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상당수 기업에서는 이미 연중휴가제도를 도입하고 있었지만 자녀
들이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했는데 이 제도의 도입으로
혼잡한 휴가시즌을 피해 원하는 날짜에 평소에 한번 꼭 가고 싶었던 곳으로
오붓한 가족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에따라 여름.겨울 한철 장사를 하는 관광지의 교통.숙박난도 완화되어
여행자나 관광업자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시 교육청이 작년까지 서울시내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학기말 고사를 금년부터 전면 폐지하고 학교생활기록부의 성취도
평가도 문장으로만 기술하도록 한 것도 어린이들을 "학교공부"에서 해방시켜
마음놓고 부모와 "현장공부"인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녀동반의 가족여행이 주류를 이룸에 따라 휴가문화도 물놀이 피서나
성인위주의 유흥성형태에서 유적지탐방이나 갯벌.철새.들꽃탐구 등의 생태
기행, 지방문화축제나 레저스포츠이벤트참가 등 교육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회사에 다니고 있는 황재일씨(43.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는 "국내
기업에 비해 연중 휴가로 활용할 수 있는 일자가 훨씬 많은 편이지만 아들의
학교출석때문에 여름방학기간중인 피서철에 휴가를 갈수 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교육제도가 변경됐으므로 올해는 따뜻한 봄철에 유홍준의 "나의문화
유적답사기"를 들고 남도로 가족여행을 떠나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