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신년하례식을 갖고 새해업무를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2급 이상 비서관들과의 신년하례식에서
"올해는 경제를 살려야 하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해 남북관계를 새롭게 다뤄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말하고 "청와대가 모든 일에 중심이 돼야 하고 결코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남북문제를 쉽게 감상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북한은 상상을 초월한 비상식적인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으로 미루어 볼때 김대통령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있는 부문은
경제살리기와 안보문제로 요약된다.

김대통령은 지난 연말연시 5박6일을 청남대에서 보내면서 경제와 안보를
양대축으로 하는 올해의 국정운영구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청남대구상과 관련, "어떤 일을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행복을
위한 것인지 간절히 기도했다"고 밝히고 "그 기도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오는 7일 오전 10시 전국에 TV로 생중계되는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가다듬은 올해의 국정운영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특히 경제난극복을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각오로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고 노동계의
자제를 호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김대통령이 새로운 대북
정책을 천명할 것인지 여부이다.

북한이 지난해말 잠수함사건에 대해 사과를 함에 따라 대북정책의 전환이
어떤 형식으로든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대화를 통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일방적이고 시혜적인 제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대신 북한의 태도변화에 상응해 대북지원조치를 취해가는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천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회견에서 또 여권의 대권논의는 경제살리기와 안보를 위해
당분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해
졌다.

연초부터 대권논의에 불이 붙을 경우 국정혼란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말대선에 대비한 정국운영방안과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또 지속적인 부정부패척결의지를 거듭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말기의 권력누수현상을 막고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사정활동의 강화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해 첫 국가기강실무회의가 15일로 앞당겨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