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에 이어 한라해운이 동남아항로 진출을 선언, 동남아시장에서
기존 해운선사와 신규 진출업체간 열띤 각축이 벌어질 전망이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라해운은 내달 8일 한라중공업으로부터 1천5백
TEU급 컨테이너 전용선박 2척을 인도받아 인천-부산-홍콩-호치민, 부산-홍콩
-방콕 등 2개 항로에 투입키로 하고 곧 해양수산부에 정기화물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키로 했다.

한라해운은 또 한국-동남아항로에서 영업을 해온 동남아해운과 제휴, 선복을
임차하는 방안을 강구해 주 1회씩 운항키로 했다.

해양부관계자는 그동안 부정기 화물선영업만 해온 한라해운이 정기선 사업에
뛰어든 것은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유럽과 북미항로에 치중해온 현대상선은 금년중 일본-말레이시아
항로를 신설하는 한편 그동안 용선으로 영업해온 한국-인도네시아항로에
2천TEU급 선박 4척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밖에 범양상선 남성해운 천경해운 등 한-일 항로에 주로 취항해온 선사
들도 사업다각화 방안으로 동남아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에대해 그동안 한국-동남아항로에서 영업을 해온 고려해운 동남아해운
흥아해운 등은 과도한 선박투입으로 인한 출혈경쟁을 우려하면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항로신설과 선박확충에 나서고 있다.

특히 고려해운은 이달 중순부터 울산-부산-대만-홍콩-마닐라항로와 울산-
부산-대만-홍콩-싱가포르-자카르타항로 등 2개 항로를 신설, 3백42TEU급
선박 5척과 1천1백22TEU급 선박 3척을 투입키로 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이회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장에서 국내선사간 경쟁이 과열되면 운임이
급락해 서로 손해를 볼 공산이 크다"며 "선사간 역할분담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