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2단계 총파업 6일째인 8일 중공업.자동차분야 대규모사업장
파업근로자들의 조업복귀가 늘어난 가운데 신용카드.증권사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하고 병원.방송사노조는 이틀째 파업을 계속했다.

외환.BC.국민카드 등 신용카드노조협의회 소속 3사노조는 이날 노동법
개정 무효화를 요구하며 시한부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전체조합원 3천2백명을 3개조로 나눠 10일까지 교대로 파업을
벌이기로 하고 이날 오후 업무장소를 이탈, 민노총 주재로 탑골공원에서
열린 규탄집회에 참석했다.

25개 증권사노조도 고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총파업에
합류키로 하고 오후부터 비상총회 사복근무 리번패용 형태로 부분파업을
벌였다.

서울대병원 등 병원노련 산하 23개 병원과 의보노조, 방송4사 노조는
이날 이틀째 파업을 벌였고 전문노련 산하 한국개발연구원 서울상공회의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종합유선방송위원회 노조도 파업에 참여했다.

울산 창원 인천 등의 생산현장에서는 지난7일 한국중공업과 롯데기공
노조가 파업을 중단키로 결정한데 이어 8일엔 현대자동차와 통일중공업
노조가 민노총 총파업 시작이후 견지해온 전면파업을 부분파업으로
바꾸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노조는 이날 민노총의 "투쟁수위 완급조절" 지침에 따라
9일부터 부분조업에 복귀하기로 방침을 바꾸고 9일 오전 2시~6시와
10시~12시 사이에 6시간 정상조업키로 했으며 이후 파업수위및 조업시간은
노개투결정에 따르기로했다.

창원공단내 통일중공업 노조는 이날 열린 노조확대간부회의에서 회사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부분파업으로 파업수위를 낮추기로 했으며 9일에는
오전에 정상조업한뒤 오후에는 지역규탄집회에 참석키로 했다.

현대정공 울산공장에서는 조업복귀 근로자가 늘어 7일 50%선이던
조업률이 8일에는 70%선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산타모" 생산라인만 전면적으로 가동중단됐을 뿐 공작기계
자동차부품 컨테이너 라인은 거의 정상조업이 이뤄졌으며 "갤로퍼"
생산라인도 70%선의 조업이 이뤄졌다.

노동부는 이날 사무직노조 파업은 확산됐으나 제조업분야에서는
파업노조가 7일 60개 (7만4천명)에서 54개 (6만9천명)로 줄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 권영길위원장은 이날 오전11시 서울 명동성당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오는 14일 자정까지 노동법 개정을 전면 백지화
하지 않을 경우 15일부터 지하철 통신 화물노련 조폐공사 신문사 등이
가세한 사상최대의 전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권위원장은 또 당면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김영삼대통령과의 면담을
공식제의 했으며 한국노총과의 연대총파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