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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섬우화] (9) 제1부 : 압구정동 지글러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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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수 너는 드디어 해냈다구. 그녀는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 지영웅의
    뺨이라도 만져주고 싶다.

    강아지도 머리를 곱게 쓸어주면 주인을 향해 낑낑거린다.

    살살 꼬리를 흔들며 아양을 떤다.

    인석의 머리는 견공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니까 공인수박사는 눈물자국이
    얼룩얼룩한 지영웅의 연극에 턱도 없이 잘도 넘어간다.

    "박사님 저에게 한가지 멋진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뭔데요?"

    "제가 박사님에게 골프를 가르쳐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공짜로 레슨비는
    안 받겠어요"

    "레슨비를 왜 안 받아요. 나는 꼬박 치료비를 받잖아요"

    "아닙니다. 저는 절대로 돈을 안 받고 레슨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코치님, 시간이 없어서 골프를 배울 수가 없습니다.
    미남 코치님"

    그녀는 그가 어린아이같이 귀여운 얼굴을 했으므로 곧 모든 기분 나쁜
    일들을 깨끗이 잊고 그를 인격적으로 대해줌으로써 뭔가 바른 생활을 하게
    하고 싶다.

    가능성이 보이기도 한다.

    아니 확실히 처음 왔을 때처럼 개망나니짓은 안한다.

    쌍스런 말투를 고쳐주는 것만도 큰 수확이다.

    "약은 제때에 잘 챙겨 먹었죠? 그러니까 조금도 차도가 없다 그 말이죠?"

    그러나 그는 고개를 푹 수그리고 실망한듯 대답을 안한다.

    극단의 열등감과 과대망상 사이를 오락가락 하는 걸까?

    아름다운 극락새같이 생긴, 아니 한송이 백합같기도 한 그가 이렇게 된
    것은 누구의 죄일까?

    아니 어쩌면 그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온 정신적 결함인지도
    모른다.

    "왜 갑자기 말하기가 싫어졌어요?"

    "......"

    "왜 갑자기 그렇게 우울해졌죠?"

    그는 머리를 더욱 조아리며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공박사는 갑자기 돌변하는 그의 감정적 기폭에 실망하며 그의 다문
    입을 열게 하고 웃게 하려고 노력한다.

    도대체 왜 갑자기 그렇게 심한 감정의 변화를 보이는 걸까?

    "지영웅씨,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 이유를 말해줄 수 있어요?"

    그는 어린아이처럼 도리머리를 젓는다.

    다섯살먹은 사내아이의 모습이다.

    "왜 그래요? 우리 착한 지영웅씨, 왜 무엇이 그리 못 마땅해졌지요?"

    그녀는 어린아이를 다루듯 지영웅을 어른다.

    그리고 섹스중독자 전문 정신과의사에게 이 환자를 보내는 것이 어떨까?
    궁리해 본다.

    최근 이 중독자 전문 분야는 알콜마약중독, 도박중독, 과식중독,
    쇼핑중독, 섹스중독 (욕설중독까지도) 취급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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