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금이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경영권방어에 나섬에 따라
전환사채(CB)가 주목을 받고 있다.

주식은 5%이상 보유시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CB는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아무도 보유상황을 알수없기 때문에 경영권방어나 탈취를 위한 유력한
방법으로 이용된다.

지난해 데이콤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LG와 동양그룹간의 분쟁이 있었을때
LG가 보유한 전환사채가 문제됐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M&A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솔그룹 동부그룹계열사들의
전환사채를 통한 재테크는 증권가에 정평이 나 있다.

전환사채를 경영권방어에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사채의 발행조건을
크게 악화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동신제약은 지난해 6월 표면이율 0% 만기보장수익률 0%의 조건
으로 4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돈을 빌리고 이자를 물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누구나 청약을
포기하게 되는데 이 물량을 대주주가 인수해 지분률을 높이는 식이다.

지난 한해동안 30여건의 전환사채가 만기보장수익률 5%이내로 발행됐다.

선경증권 채권팀의 백경호차장은 "만기보장수익률이 최소 11%는 돼야 인수의
메리트가 있다"며 "위와 같은 경우는 대부분 지분방어용일 것"으로 추정했다.

전환사채는 또 계열사에 편법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편으로도 쓰인다.

지난해 6월 쌍용자동차가 표면이율 2% 만기수익률 5%의 조건으로 500억원
어치를 발행한 것이나 대한알미늄이 1월 2% 6%의 조건으로 500억원을 발행한
전환사채 등이 그룹사의 자금지원 케이스로 분석된다.

< 백광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