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방 시대를 맞아 현대 대우 쌍용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주택 차별화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실내에 음악감상실을 설계하거나 먼지를 빨아들이는 벽체를 설치하고,
수요자주문에 맞춰 실내를 장식해주기로 하는 등 평면구조 파괴의 수준을
넘어선 주택구조 및 기능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주택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응, 아파트 미분양
현상을 극복할 뿐 아니라 외국 건설업체들로부터 주택시장을 지키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개성연출이 가능한 평면을 설계하는데 올해 주택건설의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이를위해 현대는 다용도실에 특수배선을 음향시설을 마련, 음악감상실과
컴퓨터전용실 등의 공간을 연출하는 한편 발코니에 장독대와 정원 운동공간
등을 갖춘 아파트를 선뵐 예정이다.
현대는 또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폐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폐기물과 음식
쓰레기 등을 건조처리할 수 있는 "쓰레기 고속발효 건조기"를 올해부터
신축하는 모든 아파트단지에 설치키로 했다.
지난 94년부터 "그린 홈, 크린 아파트"로 주택상품 차별화를 추진해온
대우건설은 올해는 건강 및 에너지절약형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대우는 바이러스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미세먼지와 습기를 빨아들이는
"자연통풍형 흡습기능"의 벽체를 개발, 올해부터 공급하는 아파트에 설치
키로 했다.
대우는 또 지하수보존을 위해 아파트단지내 아스팔트를 투수형으로 시공,
빗물을 활용토록 하는 한편 중수도시스템을 설계, 허드렛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우는 이밖에 아파트옥상에 잔디를 심기로 했다.
쌍용건설은 주택사업의 상품전략을 "테마가 있는 주택상품개발"로 정하고
분양가가 제한되지 않는 싱가포르 미국 등지에서 고급 주택을 건설한 경험을
올해부터 국내 아파트에 접목키로 했다.
주택 내부인테리어는 주문형 패키지상품을 개발,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설계해주고, 주택기능에서도 소형평형에 욕실을 2개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흙 나무 등의 소재를 이용, "한국형 아파트"를 선뵐
예정이다.
이를위해 삼성은 현관과 거실을 정원스타일로 꾸미는 등 실내녹화에 치중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발코니의 크기를 대형화해 옥외식사공간으로 활용토록 하는 한편
1층 거주자에게는 전용마당과 텃밭을 조성해주기로 했다.
LG건설은 거실과 침실사이의 벽체를 가변형으로 설계하고 거실벽 양쪽에
TV 등 각종 콘센트를 설치키로 하는 등 안방에 비해 갈수록 사용빈도가
높아지는 거실을 소비자 욕구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우방주택은 "도무스"라는 고유 브랜드를 내세워 특수층을 겨냥한 고급
빌라를 공급키로 했다.
이 고급빌라는 1층에는 거실 독서실 주방 응접실 등을 한데 배치하고
침실과 욕실 등은 2층에 집중시키는 서구식 스타일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주택공사는 3세대 동거형 및 부분 임대형주택 설계개발 작업을 최근 끝마
치고 올해부터 전용 30평형과 35평형짜리 중형 아파트를 공급키로 했다.
주공은 올 하반기중 공급할 경기도 기흥상갈 택지개발지구의 2천8백40가구
아파트중 40가구(1.4%)를 전용 30~35평 규모의 부분임대형 및 3세대 동거형
으로 설계, 공급할 계획이다.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