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나라도 남보다 한발짝 앞선 아이디어와 기술,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무기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진입했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 멀티미디어 세계에선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서도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는 말이지요"

명예퇴직바람으로 사회전반적인 창업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탈 임팩트"의 최용성 사장(34)은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나의 길을
외치고 나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람이다.

종합 멀티미디어 솔루션 제공업체를 꿈꾸는 이 회사를 최사장이 설립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전인 지난 89년.

세계적인 두되들만이 지망한다는 미국 LA의 디자인학교 (아트센터
컬리지 오브 디자인)를 졸업한 직후다.

"지금부터 불과 몇년전인데도 우리나라에선 멀티미디어니 개인용컴퓨터
(PC)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할 때였지요.

그런데 미국에선 이미 그때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 (CAD) 등 컴퓨터의
사용이 일상화돼 있는 거예요.

사회전반적인 추세가 컴퓨터를 통한 정보화쪽으로 흐르고 있었고
이 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선 우리나라도 앞으로 제대로 생활하기
어렵다는 걸 그때 직감했습니다"

당시 최사장이 다니던 아트센터는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지망자들로
경쟁률만도 수백대1이 넘었다.

그 중에는 30세를 넘긴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오직 자신의 전문분야를 파기 위해 나이도 잊고 매달리는 사람들이었는데
남보다 더욱 열심히 배우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최사장은 여러가지를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편안한 삶을 당당히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도 느꼈단다.

최사장의 꿈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나 정보통신시스템을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보인 대화형 콤팩트디스크 (CD-i) 타이틀도
이러한 최사장의 노력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개발당시 (90년대초)엔 오히려 너무 빨리 시장에 선보이는 바람에
큰 붐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최근엔 LG 삼성등 대기업들이 교육용 게임용
타이틀을 앞다투어 내놓는등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들어 최사장은 앞선 노하우로 독창적인 콤팩트디스크타이틀을 내놔
계속해 히트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엔 X세대들을 위한 전문통신 네트워크인 넥스컴을 개발해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신세대들을 위한 대화방은 물론 교육과 오락을 겸한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들도 함께 갖춰 이들의 입맛에 딱 맞을 것이라는게 최사장의
자랑이다.

지난해 7월엔 정보통신부가 발주한 96멀티미디어 대형 공공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에 한국전통음악 파트의 주계약자로 선정돼 업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각 부문별로 10개업체만 선정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3백여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이 지원해 30대1이라는 경쟁률을 보였는데 중소업체로는 "디지탈
임팩트"만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그의 노력덕분으로 디지탈 임팩트는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신규사업을 더욱 크게 벌여 1백억원대의 매출실적을 올리겠다는게
최사장의 신년구상.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 직장인 감원바람도 그에게만은 찻잔속의 태풍처럼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