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 20명에 대해 사전영장이 발부된
10일 오후 민주노총은 공권력이 투입될 것에 대비, 대응책을 마련하는등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오후 울산 현대자동차가 무기한 휴업에 돌입하자 그동안 파업
수위를 조절하며 국민여론에 신경을 써왔던 파업지도부는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무기휴업 조치가 현재 진행중인 노동계의 총파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시내곳곳에서 시위하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영장발부
소식을 전해 듣고 정부의 공권력투입에 대비, 속속 명동성당으로 모여들어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명동성당 가까운 곳에 사수대 1백50여명이 더 배치돼 있다고 전한 한
조합원은 "공권력투입과 관련한 지도부의 지침이 아직 정식으로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일단 지도부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끝까지
저항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무기휴업 조치로 민주노총의 파업지도부는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어느정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오며 벌여 왔던 이번 파업이 국가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거대기업 현대자동차의 휴업단행으로 엄청난
생산차질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협력업체의 손실까지 포함하면 이번 휴업사태로 인해 입을 피해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이번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은 악화될수 밖에 없고
파업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특히 이번 조치는 사법처리에 고심하고 있던 정부에 공권력투입이라는
강경대응의 명분을 줄 가능성도 크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고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대자동차의 휴업조치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노.정싸움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달 26일 신한국당의 노동법기습처리로 비롯된 노동계의 총파업사태는
정부의 공권력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데다 재계 또한 강경하게 대응하는등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 윤기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