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내 대권주자 9룡중 6룡이 포진하고 있는 경기고와 경복고가 14일 각각
신년하례식을 갖고 "동문 주자 밀기"를 이심전심으로 결의했다.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정치얘기는 안했다고 주장하지만 때가 때인 만큼 "우리
학교출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는 후문이다.

경기고는 이날 오후 시내 힐튼호텔에서 정기총회겸 신년하례식을 가졌다.

경기고는 모두 26명에 달하는 15대 국회의원과 세명의 현역 장관을 배출했고
이홍구 대표 박찬종 이회창 고문을 대권주자로 내세우고 있다.

이날 경기고 동문들은 해외에 나가 있어 참석하지 못한 박고문을 비롯
이고문과 이대표가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의 여론조사결과에
무척 고무된 표정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분위기는 경복고 하례회에서도 비슷했다.

경복고 신년하례회가 열린 플라자호텔 덕수홀에는 신한국당 이한동 상임고문
과 김덕룡 의원 이인제 경기지사 등의 선전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인사말이
쉴새없이 터져 나왔다.

또 청와대 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원종 정무수석과 이석채 경제수석이
정.경의 쌍두마차로서 동문주자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참석자들도
간혹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경기고 출신으로는 정명식 포항공대이사장(동창회장)을 비롯 현역의원
으로 오세응 김영구 정재문 서상목 유흥수 이응선 박주천 김덕(신한국당)
유재건 김원길 박정수 정한용 김성곤(국민회의) 정우택 의원(자민련) 등이
있다.

또 손학규 보건복지부장관 안병영 교육부장관 오인환 공보처장관과 문종수
청와대민정수석 등 고위관계인사, 오명 동아일보사장 김상영 전자신문사장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장관 윤승영 변호사 김두희 전 법무장관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조석래 효성그룹회장 박용우 두산그룹회장 이준용 대림그룹회장
홍성우 변호사 등도 경기고 출신이다.

경복고 출신은 정치권에서 이택석 박범진 박명환 김철 이사철 맹형규 이상현
이재창(신한국당) 최희준(국민회의) 허남훈(자민련) 의원 등이, 재계에서는
정몽구 현대그룹회장 박건배 해태그룹회장 조양호 대한항공사장 등이,
법조계에서는 박준서 이임수 대법관과 유태흥 전 대법원장 등이, 학계에서는
윤형섭 건국대총장 조원영 동덕여대총장 등이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