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운영계획이 15일 발표됐다.

한국경제신문사는 이에 맞추어 올해 예상되는 국내외 환경을 점검해보는
"신춘 경제전망 특강"을 마련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유장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지난해 우리수출의
발목을 잡았던 해외여건은 올들어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러한
대내외 여건 변화에 정부와 기업이 민첩하게 대응하는 등 경제난 타개를
위한 활로모색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리=박영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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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엔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외적 여건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경제에 악재로 작용했던 선진국의 수입수요 부진, 엔저, 국제
유가 상승 등이 올해엔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 일본 EU(유럽연합) 등 선진국경제가
올해는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도국경제도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활발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우리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미국경제는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당분간 금리인상조치가 없을 것으로 보여 설비투자의 호조를 바탕으로 2%
이상의 성장세를 달성할 전망이다.

일본도 저금리정책과 엔화약세지속 등에 힘입어 설비투자 및 수출이 견실
한 증가세를 보임으로써 3%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U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하는 독일경제도 수출 및 투자의 증가를 바탕으로
2%를 상회하는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도국경제는 아시아개도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중남미와 아프
리카의 성장호조를 바탕으로 6%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와같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동시적인 성장호조에 힘입어 97년중 세계교역
규모는 지난해보다 높아진 7%대의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남미와 체제전환국을 중심으로 한 개도국의 교역신장률은 11.2%에
달할 전망이다.

따라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부진의 커다란 요인이었던 세계수출수요의
부진문제는 올해들어서는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97년에는 우리의 주력수출시장인 선진국과 아시아개도국에 대한
수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교역이 활성화되는 중남미와 체제 전환
국시장을 확보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경제는 95년 4월 한때 달러당 79엔까지 절상되었다가 최근에는
1백10엔대에 머물고 있는 엔저에 의해 크게 타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달러화의 엔화에 대한 강세기조가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보여 우리의 수출가격경쟁력이 어느정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일간 금리차 등 달러화의 강세요인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엔화의 절상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올해중 미달러화는 미국의 안정성장세 지속으로 인한 현수준의 금리유지와
일본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미국과 일본간 금리차
축소 및 클린턴대통령의 재집권후 달러강세정책 포기 등에 영향을 받을 것
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달러화의 세계 주요통화에 대한 환율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달러당 엔화환율은 1백5~1백6엔으로 지난해에 비해 낮아질 전망이다.

미달러화는 94년 2월 이후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약세를 보여오다 95년
하반기 이후 독일경기의 둔화로 다시 강세로 반전됐으나 단기적으로 강세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금리인하실시에 따라 미국과의 금리차가 발생함으로써 미국으로의
자본유출이 달러화의 대마르크화 강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장기이자율은 94년 이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96년에 이어 올해에도 4%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주요 선진국들의 올해 금리는 국가에 따라 상이한 패턴을 보일 것으
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경기가 물가안정 속에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현재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전망이다.

미 연준은 지난 95년 7월, 3년만에 처음으로 연방기금금리를 6.0%에서
5.75%로 0.2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12월에도 5.50%로 다시 0.2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지난해 미국의 경기부양에 일조했다.

지난해 2.4분기 이후 경제가 안정성장세를 유지함에 따라 현재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전망이다.

부실채권으로 악화된 경기회복의 촉진과 엔화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그동안
저금리를 유지해 왔던 일본의 지난해 단기금리는 1%미만, 장기금리는 3%대
에서 유지되었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됨에 따라 올해중 단기금리는
약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국제유가는 러시아 영국 노르웨이 등 비OPEC국가들의 생산증가
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결속력 약화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우리의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주요 예측기관들은 올해 원유가격은 배럴당 17~19달러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은 지난해 작황이 세계적으로 호조를 보여 올해 곡물가격이 하락추세
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증가세가 주춤하던 알루미늄 구리 납 아연 등 국제비철금속
가격인상률은 올들어선 수급의 불균형이 예상돼 다시 상승세로 반전될 전망
이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국내외 경제여건의 변화에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민첩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에 따른 금융부문 서비스부문 노사관계
환경부문 등에서 개방화 선진화가 가속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

APEC(아-태경제협력체)에서도 지난 수빅정상회담에서 채택한 MAPA(마닐라
행동지침) 자유화계획에 따라 역내 교역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및 동남아 국가들이 전개하게 될 구조조정 및 인프라건설 확대 등에
우리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이른바 신생시장경제와 중남미 중진국들의
성장활력을 주시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

또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의 국내 진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신제품개발 신기술도입 전략적 제휴 등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