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의 한 상가 밀집지역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28)는 최근 가게를 매물로 내놨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카페지만 바로 옆에 중저가 프랜차이즈 카페가 생기면서 수익이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가격대는 겹치는데 메뉴 수가 적어 프랜차이즈 카페로 향하는 손님들이 늘어났다. 상권 특성상 테이크아웃 손님이 많다는 점도 프랜차이즈 대비 경쟁력을 떨어뜨린 요소다. 설상가상으로 납품 받던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면서 더 이상 가게를 운영하기 어려웠다. 이 씨는 “주변에 공실이 나왔다 하면 저가 카페가 들어서니 개인 카페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원두 가격 상승에 중저가 카페 프랜차이즈 공세까지 겹치면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던 자영업자들이 견뎌내지 못하고 줄폐업하는 상황이 됐다.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원자재 가격 압박에 월세,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더 늦기 전에 매장을 양도한 뒤 권리금이라도 챙기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서울의 커피·음료 점포 폐업률은 2분기 기준 2022년 2.8%, 지난해 4.2%, 올해 4.3%로 늘어나고 있다.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통계청은 국내 커피전문점 수가 2022년 말 기준 10만729개로 전년(9만6437개) 대비 4.5% 늘었다고 집계했다. 2016년(5만1551개)과 비교하면 6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원재료 값 상승세도 소규모 개인 카페 입장에선 큰 악재다. 커피에 사용되는 대표 원두인 로부스타와 아라비카의 선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로부스타는 인스턴트 커피나 저가 커피에 사용되고, 아라비카는 고급 원두커피
지난 20여년 동안 개봉했던 거의 모든 한국 상업영화에 등장했던 배우가 있다. 바로 한국 영화의 혹한기라고 하는 올해만도 3편의 영화에 등장하는 정만식 배우다. 정만식 배우는 2001년에 데뷔한 이래로 총 56편의 영화, 그리고 29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쯤 되면 그에게 현시대의 신성일이라는 호칭을 붙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그가 다작'만' 하는 배우는 아니다. <아수라>는 ‘도창학’이 없었다면, <내부자들> 역시 '최충식'이 없었다면 절대 전설이 되지 못했을 작품들이다. 현재 흥행몰이 중인 <베테랑2>에서도 전편 전사장의 역할을 이어가고 있는 정만식 배우를 만나 그가 바라보는 한국 영화, 그리고 그 안에서의 그의 자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커리어의 시간에 비해, 해 온 작품 수에 비해, 인터뷰를 많이 하진 않은 것 같다. 혹시 인터뷰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닌가. "피하는 것도 없지는 않다.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다 (웃음). 내 업적이 인터뷰를 할 만한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나 생각해보면 그렇지는 않았기에 인터뷰가 그렇게 내키는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왜 날 인터뷰하는지 잘 모르겠다(웃음)."▷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꿈꿨나? "고등학교 때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그리고 다니던 교회에서 연극을 했는데, 작은누나가 그걸 보고는 나는 연기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했다. 작은누나가 배우 정만식을 만든 셈이다. 누나의 권유로 서울예대의 시험을 봤는데 떨어졌고 목포를 떠나 수원에서 작은 연극을 하고 있을 때 연기학원을 보낸 것도 누나였다."▷ 올해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지 24년이 된다. 26세에 드라
나폴리 4부작이라고 불리는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나의 눈부신 친구>는 레누와 릴라 두 여인의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의 우정과 성장을 다룬 이야기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이 소설을 드라마 시리즈의 명가 HBO에서 최초로 비영어 시리즈로 제작해 화제가 됐다.세계적인 미항으로 알려진 ‘나폴리’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상상할 법한 아름다운 풍경과는 달리 레누와 릴라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배경은 1950년대 나폴리 외곽의 가난한 동네이다. 바다는커녕 무채색의 잿빛으로 가득한 동네는 사방이 폭력으로 가득 차 있다.은행원의 딸인 레누는 초등학교 학급에서 가장 총명한 아이라고 칭찬받던 중이었다. 까무잡잡하고 조그마한 소녀 릴라가 주목받기 전까지는. 읽고 쓰는 법을 모르는 1학년들 사이에서 릴라는 가르쳐주는 사람 없이 단어를 혼자 깨쳤고, 그 일로 선생님의 주목을 받는다. 이때부터 레누는 릴라에게 경쟁심을 가지는 동시에 묘하게 끌리는 감정을 갖게 된다. 일평생 가져가게 되는 둘의 관계성이 흥미롭다.가난한 나폴리 지역에다가 여성들의 인권이 좋지 않던 시기였지만 그 안에서도 은행원의 딸인 레누와 구두장이의 딸인 릴라는 교육의 기회에 차이가 생긴다. 중학교에 진학하는 레누와 달리 총명하기로 유명했던 릴라는 가족의 반대로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다. 그러나 릴라는 운명에 조곤조곤 순응하지 않는 여성이다. 매사에 망설이고 확신을 갖지 못하는 레누와 달리 릴라는 확고하다. 레누는 릴라를 통해 모험하고 성장한다.둘은 그렇게 경쟁심과 우정을 지닌 채로 유년 시절의 여러 모험을 거친다. 그러다 둘 사이에 니노라는 남자의 등장으로 애정 관계로 얽히기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