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이 없을때 링게르액 한병 맞으면 도움이 된다?

몸이 쉬 피로해지고 기력이 떨어져 큰 병이 나 있는건 아닌지 알고 싶어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진찰과 검사결과 이상이 없다고 일러주면
"기력을 회복하게 링게르 한병 놔달라"고 종종 요구한다.

특히 춘곤증이 찾아오는 봄철, 무더운 여름철에 이런 요구를 심심찮게
받는다.

아예 약국에서 각종 수액영양제를 사다 정기적으로 집에서 맞는 사람도
있다.

링거액과 포도당액은 심한 구토나 설사로 몸에서 수분이 빠져 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 아미노산 알부민 비타민제제는 각종 소모성질환이나
암으로 현저한 영양결핍이 있을때 혹은 수술후 부족해진 영양보충을 위해
의사의 판단아래 필요한 양만큼 맞게 된다.

이들 수액제는 하루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소를 충족할수 있는 것으로
정상식사가 가능한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심장이나 콩팥에 무리를 가해 여기에 질환이 있는 사람은 물론
멀쩡한 사람에게도 해를 끼친다.

우물에 변소물이 흘러드는등 위생상태가 엉망이던 60년대 이전에는 설사병
이 심했다.

이때 링거액은 놀라운 효과를 발휘해 막 죽어가던 사람을 살려내는 "신비의
명약"으로 통했다.

이런 영향으로 각종 수액제의 위력을 굳게 믿는 사람이 많다.

이는 수액제로 피로가 풀릴 것이라는 강한 자기암시를 통해 치료효과를
느끼는 플라시보(위약효과)로 이들에게는 비싼 수액제를 맞을수록 치료효과
가 커진다.

기력이 없다고 "링게르"를 찾기보다는 규칙적인 운동과 고른 영양섭취를
통해 만성피로와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과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