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휴업조치를 철회하고 아시아 쌍용자동차가 조업을
재개했거나 복귀를 결의, 산업계 파업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현대자동차 정몽규회장은 17일 오후 5시 울산공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8일 오전8시부로 휴업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정회장은 "23일간 계속된 파업사태로 회사와 종업원들의 피해는 물론
협력사가 도산위기에 몰리는등 국가경제에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근로자들이 조업에 복귀해 작업을 하면서 사태를 해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일단 회사측의 휴업 철회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정상조업 복귀는 민노총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8시30분 근로자 전원이 출근해
정상조업에 들어갔다.

쌍용 노조는 16일 회사측이 "조업중단으로 발생하고 있는 회사의 피해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오는 20일부터 휴업조치에 들어간다"는 손명원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자 이날 오전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어 즉각
정상조업을 재개키로 결정했다.

노조는 조업복귀가 "조직의 재정비와 사측에 휴업의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자동차 노동조합도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파업을
철회하고 20일부터 정상조업에 복귀할 것을 결의했다.

아시아 노조는 "회사에 막대한 손실이 초래되고 협력사 및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판단 정상조업 복귀를 결의했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추후 행동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이날까지 조업복귀를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20일
출근과 동시에 대의원대회를 열어 조업복귀에 대한 협의를 벌일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노동법 개정을 둘러싸고 20여일간 계속된 파업사태는 공공사업장의
조업복귀에 이은 민노총 핵심 민간 사업장의 조업재개로 일단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노무담당 관계자들은 "조업복귀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 "무노동 무임금"과 회사경영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민노총이 파업의 수위를 낮춘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노정간의 대화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파업의 재발 가능성은
상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까지 파업에 따른 산업계의 피해는 생산차질액이 2조5천9백65억원,
수출차질액은 4억6천7백만달러에 달한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