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9일자에서 "바야흐로 중국경제가
대발전의 국면에 들어섰다.

현재 경제발전여건은 양호한 상태다.

그러나 정세가 좋은 시기가 바로 해이해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승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며 도리어 승리를 지키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자랑하기를 싫어하는 중국임을 감안할때 파격적인
기사이다.

당이 곧 국가인 사회주의체제 중국에서 인민일보의 이 논평은 "경제분야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 잘하면 경제를 상당 수준으로 끌어올릴수 있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몇년간 고성장과 저물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중국은 올해에도
이런 기세를 몰아 9~10%이상의 고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노호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경사무소 연구원은 "올해 중국경제는 소득
증가에 따라 지난해처럼 소비시장이 활황세를 타고 지방정부의 투자수요
증대로 고정자산투자가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무역 부문에서도 중국은 올해 상당한 무역수지 흑자를 남길 것이라는게
노연구원의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당국과 내외전문가들이 올해 중국경제 전반을 밝게 보는 것은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공산품가격도 과부족없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93년이후 지속되고 있는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물가상승 요인이
상당부분 제거된 것도 올해 중국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이다.

빼놓을수 없는 또다른 요인은 92년이후 계속된 교통 통신 에너지 등 기초
산업에 대한 대규모 고정자산투자.

이들 투자는 중국경제의 만성적인 애로요인인 물류난과 원부자재 공급부족을
상당부분 개선시켰다.

중국의 외화보유고 증가도 중국경제의 앞날을 밝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중국의 외화보유고 1천1백억달러는 국제지불능력을 한층
높여주고 재정과 금융 투자및 대외무역 등의 부문에서 제도개혁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이처럼 올해 중국을 둘러싼 경제여건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몇가지
"복병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소매물가상승률 6.1%라는 안정적인 숫자는 시장의 수급원리보다는
주로 행정수단과 재정보조금 금융통제에 의해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인위적인 안정은 한눈을 팔면 언제든지 튀어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말과도
같다.

또 중앙정부의 긴축재정 속에서도 현재 중국내에 건설중인 각종 사회간접
시설이 5조원(6천억달러)에 이르고 계획중인 사업이 2조8천억원(3천4백억
달러)에 육박한다.

일부 지방의 성과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이런 사업은 결국 금융기관의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말이다.

농업부문의 기반이 취약한 점도 물가불안의 한 요인이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95년보다 42억kg이 많은 1천3백20억kg의 농산물생산량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도 이런 추세를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중국당국이 이를 모를리 없다.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이 올들어 개최한 첫 회의의 주제가 바로 중앙농촌공작
회의였을 정도이다.

이 회의가 끝난뒤 발표한 성명에서 "농업생산의 증대는 곧 중국의 안정과
통한다"고 말했다.

식량 부족은 그동안 쌓아온 중국경제를 사상누각으로 만들수 있다는 우려
이다.

이밖에 오는 7월1일 홍콩의 중국반환과 10월에 개최될 중국공산당 15차대회
도 올해 중국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중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북경무역관 과장은 "그동안 계속된 긴축정책
으로 중국의 전산업부문에서 원부자재가 소진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고 전제, "그러나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올해 10%내외의
고성장과 물가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