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22일자) 모든 것은 국회에 맡기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영수회담은 파국을 향해 치닫던 노동법정국을
    대화로 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노동법및 안기부법처리에 대한 여.야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는
    있지만 솔직하고 진지하게 서로 하고싶은 말을 한 이날의 회담 분위기를
    살려나간다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날 회담에서 야당측은 지난연말 국회를 통과한 노동법과 안기부법의
    처리과정이 국회법에 어긋난다고 지적, 두 법의 통과는 무효이므로 이를
    원점에서 재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반해 김영삼대통령은 무효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주장간에는 명백히 엄청난 간격이 있다.

    그러나 냉정히 따져보면 여.야 영수들은 모두 문제가 된 두 법을 국회가
    다시 다루는데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고, 바로 그런
    점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현상황에 대해서는 여.야를 가릴것 없이 정치권이 모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본다.

    건국이래 최대규모의 파업이 단행돼 국민 모두가 불안을 느끼고 있는
    현상황의 원인행위도 정치권이 저지른 것이고, 사태진전과정에서 정치권이
    방관만 하고 있는 듯한 감을 떨쳐버리 기 어려웠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올들어 20여일간 빚어진 일련의 상황은 정치부재를 보여주는 것이었고,
    바로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와 의회정치가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면이었다는 진단도 가능하다.

    우리는 현상황에서 정치권이 "갈등의 조정"이라는 정치의 본질적 기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모든 갈등요인을 정치권에서 수렴하고 국회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진지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 된다.

    우리는 지난연말 신한국당 의원만으로 처리된 노동법및 안기부법통과
    과정이 적법했건 그렇지 못했건 간에,국회가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국회를 통과한지 1개월도 안돼 이를 재론하는 것을 체면에 관련되는
    일이라고 느낀다면 이는 지나치게 소승적인 발상이다.

    만약 야당측이 여당에서 단독처리의 불법성과 통과의 무효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두 법의 재개정논의에 응할수 없다는 주장이라면 이 역시 지극히
    형식논리적인 무책임한 행위로 질타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내달중으로라도 국회가 열려 노사양측이 수용할수 있는 노동법을
    여.야 공동으로 만들수 있다면, 그동안의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긴
    안목에서 다행스런 일이라고 기대한다.

    야당도 독자적인 개정안을 내 자기 주장을 분명히 하고 국회심의과정에서
    전체 국민경제를 생각하는 대승적인 자세로 타협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노동계 또한 영수회담을 통해 노동법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이
    가시화되는 국면이 열린 만큼 파업이나 옥외집회등 세를 과시하기 위한
    일체의 행위를 자제하고 논리적으로 자기주장을 펴나가야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

    ADVERTISEMENT

    1. 1

      [비즈니스 인사이트] "원석을 보석으로" 채용의 본질을 다시 묻다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를 개발하며 일약 중국 과학기술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량원펑. 그의 초기 경력은 우리의 인재 채용에 상징적인 질문을 던진다. 2010년 저장대 대학원 졸업 후 그는 청두의 한 임대주택에서 AI 알고리즘 연구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축적한 그 고독한 몰입과 집요함은, 훗날 글로벌 AI 경쟁의 판도를 뒤흔든 딥시크 탄생의 결정적 자양분이 됐다.AI 시대, 신입들의 조기전력화 가능해져만약 방구석에서 수련을 마친 한국의 량원펑이 지금 우리 기업에 입사 지원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마도 서류 전형 단계에서 탈락해 면접장 문턱조차 밟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AI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주요 기업은 대규모 투자와 채용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신입사원 채용이 최근 몇 년과 비교해서는 모처럼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채용은 과거와 무엇부터 달라져야 하는가.AI 확산은 신입 사원의 성장 곡선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고성과자 선배들의 어깨너머로 몇 년에 걸쳐 배우던 암묵지와 노하우를 이제는 AI를 활용해 단기간에 흡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AI는 신입사원이 담당하던 저숙련 반복 업무를 일부 대체하며 더 높은 수준의 과제를 이른 시점에 부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소수의 잠재력 있는 원석을 제대로 선별하기만 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조기 전력화가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스펙 문턱 못넘는 방구석 인재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채용 관문에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인 ‘스펙’이라는 낡은 장벽이 여전히 공고하다. 첫째, 토익 점수다. 실전 비즈니스 영어 능력과

    2. 2

      [최지혜의 요즘 트렌드] 기분 맞춤형 서비스의 진화

      서울 영등포구 찻집 ‘아도’는 손님들에게 차 메뉴판 대신 ‘마음 처방전’을 내민다. 현재 내 기분을 적으면 그에 맞는 맞춤형 차를 추천해주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기쁨·슬픔·즐거움·미움 등 다양한 기분을 바탕으로 차를 매칭한다. 미움이라는 부정적 기분에는 안정감을 주는 ‘황차’를, 우울할 때는 기분을 끌어올리는 ‘홍차’를 제안하는 형태다최근 소비 시장에서는 이처럼 사용자의 심리 상태에 맞춰 서비스나 제품을 제안하는 ‘기분 큐레이션’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큐레이션 방식이 과거 구매 기록과 개인적 취향 같은 객관적 정보에 의존했다면, 기분 큐레이션은 지금 이 순간 느끼는 주관적이고 가변적인 감정에 집중한다.실시간 내 감정을 읽어주는 기술영상 콘텐츠 산업 역시 감정을 검색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2025년 4월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분에 따른 콘텐츠 검색 기능을 테스트했다. 시청자는 장르와 출연진을 입력하는 대신 ‘위로가 필요한 밤에 볼 영화’나 ‘스트레스 풀리는 코미디’ 같은 정서적 키워드로 작품을 찾을 수 있다.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 기능은 시청자의 고민을 ‘무엇을 볼까’에서 ‘내 기분에 무엇이 맞을까’로 전환시키며 콘텐츠 이용 행태를 변화시키고 있다.기술의 발전은 이런 감정 파악을 더욱 정교하게 하고 있다. 음성 인식 기술이 대표적이다. 인간 대화의 상당 부분은 비언어적 요소로 전달되는데, AI는 목소리 톤과 속도, 떨림 등을 분석해 실시간 심리 상태를 읽어낸다. 안면 인식 기술은 찰나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포착

    3. 3

      [민철기의 개똥法학] 주주가치 제고, 법 개정으로 가능할까

      최근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과 이른바 주가누르기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대주주의 사익 편취를 막을 수 있고, 유통주식 수를 줄여 배당과 비슷한 주주환원 효과가 발생해 주주가치가 상승하는 장점이 있다.그러나 이를 의무화하면 자사주의 재무적 활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산업구조 재편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위축될 수 있다. 또한 별다른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경영권 분쟁 시 산업자본이 손쉽게 사모펀드와 같은 금융자본의 먹잇감이 될 우려도 있다. 이 같은 사태의 폐해는 이미 여러 기업의 사례가 충분히 보여준 바 있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와도 맞지 않는다.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자사주의 취득과 소각을 기업 재량에 맡기고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다행인 것은 대법원과 법무부가 자사주 소각 2년 유예, 기존 주주가 시가보다 저렴하게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포이즌 필(poison pill)’이나 지배주주에게 한 주당 의결권을 더 많이 주는 차등의결권 같은 경영권 방어수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는 점이다.주가누르기방지법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 법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상장사에 대해서는 상속·증여 시 시장가격이 아니라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으로 과세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부 기업의 지배주주가 상속·증여를 앞두고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춰 세 부담을 줄이는 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