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체들이 외국 건설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제3국 공동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일부 외국건설사들은 국내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중국 인도 동남아
지역에 공동진출키 위해 직접 내한, 제휴업체를 공개적으로 접촉하고 있어
이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5일 해외건설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댐 등
분야별로 경쟁력있는 외국업체와 기술 및 업무제휴를 맺고 제3국에서 공동
으로 공사를 수주하거나 개발사업을 잇달아 벌이고 있다.

공동진출은 주로 외국업체가 금융 기자재 설계 등을 담당하고 국내업체가
시공 및 기술분야를 맡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다국적건설업체인 ABB사, 브라질의 CBPO
사와 공동으로 지난해말 말레이지아에서 4억7천3백만달러의 바쿤댐공사를
수주했다.

이 회사는 또 카타르에서 세계적인 플랜트전문업체인 브라운&루트사와
지난해 중반 제휴를 맺고 7천5백만달러의 두칸가스추출 및 재처리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에서 3-4건의 공사를 추가로 이같은 방식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일본의 해양준설 및 매립 전문업체인 펜타오션사와
공동으로 싱가포르에서 주롱섬매립공사를 최근 수주했다.

8억달러가 넘는 전체 공사비중 삼성물산은 1억4백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담당한다.

이 회사는 또 상대적으로 취약한 발전소분야의 전문업체인 미국의 스톤&
웹스터사와 손잡고 대만지역 발전소 건설시장에 올해안에 뛰어들 예정이다.

(주)대우 건설부문은 원자력발전소 분야의 경우 캐나다의 AECL사, 개발형
투자사업은 일본의 후쿠오카지쇼사와 각각 제휴를 맺고 제3국진출에 나서고
있다.

원전설계 전문업체인 AECL사와 태국에 시험원자로 건설사업에 사업서를
제출해 놓고 있으며 중국과 터키에서도 공동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개발전문업체인 후쿠오카지쇼사와는 일본에서 재개발사업 등을 공동으로
벌인데 이어 지난해말 태국 방콕에서 공사비 1억2천만달러의 지상 40층 빌딩
건축공사를 공동으로 시작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말 베트남에서 5천2백만달러 규모의 다미수력발전소를
그동안 기술 및 업무제휴를 맺고 있던 일본의 마에다사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토목전문의 마에다사 기술력과 해외사업에 강점이 있는 쌍용건설의 장점이
합쳐진 결과라고 쌍용건설은 밝혔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10월 말레이지아 콸라룸푸르에서 셀라양병원공사를
일본의 오바야시사와 공동수주했으며 동남아지역에서 건축공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계획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주택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은 일본 최대 주택업체인
하세코사와 제휴를 맺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 주택시장
공동진출을 추진중이다.

이를위해 두 회사담당자들이 이달말 일본에서 제3국 공동진출과 관련된
회의를 갖는다.

이같은 선진외국사와의 제3국 동반진출이 늘어나면서 해외건설협회는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국내외 건설업체 제휴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이를위해 1차로 15일 전력분야 전문건설업체인 이태리의 안살도사를 초청,
국내 25개 건설업체 및 한전 금융기관 등과 접촉을 주선했다.

안살도사는 국내업체가 기득권을 갖고 있는 중국 인도 필리핀 등에서
전력 및 철도 도로사업을 공동으로 벌일 계획으로 포르쉬엘리 사장 등이
직접 내한했다고 해건협은 밝혔다.

해건협은 이밖에 미국의 애틀랜타전력회사 등이 국내업체와의 제3국 공동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며 외국업체의 신뢰도 및 기술력 등을 검토한 뒤 국내
업체에게 소개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외국업체와의 해외시장 공동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세계무역
기구(WTO) 출범으로 지난해부터 국제입찰대상 건설공사가 급증하면서 기술력
시공력 시장장악력 등 취약한 분야를 보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