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부도처리가 지난 95년 덕산그룹과 지난해 유원건설 우성건설 등의
부도사태에 이어 또다시 금융계를 강타.

은행 증권 보험 종합금융 신용금고 할부금융 리스 등 한보철강에 돈을 빌려
준 40여개 채권금융기관들은 23일밤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채권회수방법을
논의하고 한보철강등 한보계열사를 인수할 기업을 점쳐보느나 부산한 모습.

이들 금융기관들은 "결국 한보그룹 전체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

채권금융기관들은 "한보철강에 대한 담보 과부족이 작년말 현재 8천6백39억
원에 달한다"며 "이는 순여신 3조7천3백43억원의 23.1%에 달하는 액수"라고
분석.

금융기관들은 이미 부도처리돼 법정관리중인 덕산그룹 유원건설 우성건설
등의 처리문제가 매듭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짐을 또하나 지게 됐다며 한숨.

<>.한보철강이 결국 부도처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의 시중은행들은
물론 한보계열사에 돈을 빌려준 부산 동남 강원 제주은행 등 지방은행들도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며크게 당황.

특히 제주은행의 경우 서울 강남지점을 통해 한보철강에 회사채 발행보증
1백61억원, 일반대출 60억원 등 모두 2백21억원을 신용대출하고도 채권확보를
거의 못해 안절부절.

부산의 동남은행은 "한보철강 (주)한보 성보목재 대성목재공업 등 한보
계열사및 협력업체에 빌려준 고정대출은 1백14억원이나 대부분 담보를
잡았다"며 애써 느긋한 표정.

부산은행은 "한보철강에만 모두 78억원 대출해주고 담보를 80억원 상당의
담보를 확보했다"면서도 "한보측이 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할 경우 채권채무가
묶여 문제가 꼬인다"고 밝혔다.

<>.한보철강에 모두 9백87억6천만원을 대출해준 보험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
을 입을 것으로 예상.

보험감독원은 이날 현재 제일생명 등 4개 생명보험사가 한보철강에 3백82억
6천만원을 대출하고 한국보증보험 등 2개 보증보험사는 6백5억원 규모의
회사채 지급보증을 서준 것으로 집계.

회사별로는 제일생명이 2백80억6천만원을 신용대출해 생보사중 대출규모가
가장 크며 태양생명 55억원, 중앙생명 30억원, 동아생명 17억원 등이다.

이들 생보사는 "대출시 한보철강의 단체보험을 인수해둔 상태여서 이를
상계처리할 경우 부실채권 규모가 1백38억6천만원에 그칠 전망"이라고 분석.

그러나 한보철강이 이들 보험사에 든 단체보험중 종업원을 피보험자로 한
종업원 퇴직적립보험 등은 종업원의 임금채권이어서 신용대출과 상계처리할수
없다고 보험감독원이 밝혀 실제 부실채권액은 생보사 자체 추정치보다 크게
늘어날 듯.

<정구학.조일훈.이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