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은 24일 오전 각 사업부별로 회의를 갖고 앞으로의 대책을
협의하는 한편 당진제철소 생산라인과 공사가 진행중인 개별 건설현장을
점검하는 등 분주한 모습.

정태수총회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고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보근회장은 출근과 함께 회의를 주재한 후 곧 바로 외출했다가 오후1시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정보근 한보그룹 회장은 24일 오후 그룹 본사에서 가진 30여분간의
기자회견 내내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표정.

오후1시 정각 기자회견장에 몹시 초췌한 모습으로 들어선 정회장은
"한 삽의 흙으로 바다를 메워 대역사를 시작했는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치욕스런 결과를 맞았다"며 허탈해 하기도.

그는 기자회견도중 외부로부터 급히 걸려온 전화를 받고 와서는 "이만
끝내자"며 서둘러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빠져 나갔는데 이 전화는
외부에 머물고 있는 정태수총회장으로 부터 걸려 왔다는 후문.

한편 기자회견장엔 정회장의 형제중 둘째 형인 정원근부회장 만이 모습을
나타냈다.

<>.정회장의 기자회견으로 수십명의 기자들이 북적대는 가운데 한보그룹
직원들은 앞날을 걱정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정상업무.

이들은 91년 수서사건, 95년말 비자금 사건에 이어 그룹이 또다시 위기에
직면하자 몹시 불안해 하면서도 과거의 경우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분위기.

<>. 한보철강 부도처리 이틀째인 24일 한보철강 당진공장에는 철강원료로
사용되는 고철의 외지반입이 끊겨 공장가동이 중단될 위기.

당진공장 임직원들도 일손을 거의 놓다시피 하면서 회사의 진로에 관심이
집중.

회사측은 정태수 총회장이 23일 채권단에서 부도처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고 주권포기를 거부하다 막상 채권단이 부도처리를 하자 주권포기각서를
채권단에 제출한 만큼 24일에 열리는 채권단 회의에서 부도처리를 취소하지
않을까 한가닥 희망을 거는 눈치.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