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콜택시(광주시 북구 각화동)에 최근 미국에서 국제전화가 걸려 왔다.

통화자는 한국을 방문하려는 미국 교포.

비행기도착시간에 맞춰 광주비행장이 아니라 김포공항에 나와 달라는 예약
전화였다.

미국교포가 서울의 그많은 택시를 마다하고 굳이 광주의 중앙콜택시를
타려고 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이 택시의 친절 때문이다.

광주에 살고 있는 친척으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중앙콜택시가 친절택시의
대표격인 일본 MK택시에 버금간다고 들은 터였다.

그래서 이번 고국방문길에 ''나도 친절한 택시를 한번 타 보자''고 생각을
굳힌 것.

중앙콜택시가 이같이 먼곳까지 소문이 나도록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데는 중요한 계기가 있다.

이 회사 노동조합원들은 지난 93년 회사가 경영난으로 매각위기에
몰리자 돈을 갹출해 아예 회사를 사들였다.

그리고 경영정상화 최우선전략으로 친절을 내세웠다.

"친절"이 아니면 생존할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손님이 제발로 찾아온다면 결코 망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친절한 서비스로 손님들을 만족시키는 것외에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강성열 노조위원의 설명이다.

친절한 서비스는 종업원들의 의식개혁에서 시작됐다.

이를위해 매주 친절과 서비스를 주제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언어습관에 대한 훈련도 실시했다.

뿐만아니라 세차나 자동차정비 등을 운전기사들이 직접 챙기도록 했다.

고객 만족의 정신이 몸에 배도록 하기위한 것.

이같은 노력은 자연스럽게 손님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광주시민들 사이에서 "이왕이면 중앙택시"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종업원들이 세심하게 운전하는 덕분에 사고도 크게 줄었다.

인수당시 2백%를 웃돌던 보험료율이 60%까지 뚝 떨어졌다.

손님은 늘고 보험료율은 내려가니 재정이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

회사를 인수한지 2년만인 지난 94년 마침내 적자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종업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회사를 더 키워보자고 마음먹고 콜택시로 전환했다.

친절교육을 강화한 것은 물론이다.

외부강사를 초빙해 체계적인 서비스교육도 실시했다.

그 결과 "손님이 원한다면 어디든지 달려가 뭐든지 한다"는 정신이
전 종업원의 머리속에 자리잡았다.

손님이 요청을 하든 안하든 손님의 물건을 집안에까지 들어다 주는
것은 기본이다.

중앙콜택시에는 그래서 노인과 장애인손님이 많다.

택시를 타려다가 설움을 맛보기 일쑤인 이들에게 더 많은 친절을 베풀기
때문이다.

"몸이 아픈 노인이 약을 지어다 달라고 택시를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조합원의 이야기처럼 중앙콜택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광주시로부터 우수운송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앙콜택시 종업원들은 요즘 또 다른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손님들의 차를 정비 관리해주는 회원제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위해 올 하반기에 정비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또 광주를 찾는 외국손님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종업원들이 1주일에
4시간씩 영어회화를 배우기도 했다.

"한국판 MK택시가 되는게 목표입니다.

손님이 만족해야 회사도 함께 큰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한다면 그렇게
못될 이유가 없지요"

강위원장의 이같은 자신감처럼 중앙콜택시들은 오늘도 광주시내를
"서비스의 전도사"로 막힘없이 달리고 있다.

< 광주 = 최수용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