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휴 은행감독원장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을
두번 만난 적 있으며 사태해결을 위해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에게 보고도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원장과의 일문일답.

-시중에는 은행감독원이 채권은행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외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대출과정에서 은행들이 사전협의를 요청해오지 않았으며 은감원도 뭐라고
언급한 적이 없다.

단지 한보철강에 대한 채권은행의 자금지원이 한계에 부닥쳤을 때 수습
차원에서 상황보고도 받고 협의한 것이 있을 뿐이다"

-은감원이 정치권 등 외부의 압력을 받았다는 얘기도 무성한데.

"한보철강과 관련된 외부전화를 한통도 받은 적이 없다"

-수습과정에서 채권은행에 어떻게 얘기했나.

"채권을 원활히 확보하는게 주요 과제라고 얘기했다.

또 한보철강이 주요 시설이고 자금도 많이 지원된 만큼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중한 고려"라는 말이 은행들에는 압력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데.

"결코 압력이 아니다.

중요한건 채권확보라고 강조했다.

은감원의 역할이 은행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아닌가"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을 만난 적이 있는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차례 만났다.

정총회장은 그때 당진공장이 완공돼간다며 자금이 많이 소요된다고 했다.

따라서 금융기관에서 원활히 자금이 지원됐으면 좋겠다며 은감원에서도
협조해달라고 했다.

이에대해 자금지원은 채권은행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11월 정총회장을 만난 직후 4천억원의 협조융자가 이뤄졌는데.

"사후에 들었다.

그 과정은 전혀 몰랐다"

-한보철강과 관련, 청와대와 협의는 있었나.

"이달중순 한보철강에 대한 자금지원이 여의치 않아 이석채 경제수석을
만나 상황을 보고한 적이 있다.

그때 이수석은 채권은행들이 판단해 결정할 문제라고만 했다"

-채권은행들이 한보철강에 대해 부도처리를 하려고 했는데 은감원이
만류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난 22일 채권은행장들의 모임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몰라 기다려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지만 그 전에 부도처리를 하지말라고 요구한 적은 없다"

-지난해 제일은행 등 채권은행에 대한 검사에서 위규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나.

"여신이 갑자기 늘어난 점을 발견, 여심심사와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담보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그 당시 동일인여신한도위반 등 위규사실은 발견하지 못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