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자기 업계가 연초부터 대대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도자기(대표 김성수)는 최근 도자기 업계에선 처음으로 중앙일간지와
경제지등에 전면 광고를 잇달아 게재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또 행남자기(대표 김용주)는 서울.경인지역에 대대적인 유통망 확충에
나섰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도자기 업계가 이처럼 공격적인 발걸음을 보이는
것은지금까지 수입선다변화품목에 묶여 수입이 금지돼 왔던 일본산
도자기들이 올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한국시장 상륙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리다께 하루미등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일본 도자기업체들은
한국시장진출에 대비해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등에 대한 검토는
물론 한국도자기시장 전반에 대한 조사를 이미 끝내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도자기시장은 현재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기회가 닿는대로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이같은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가장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선 곳은
한국도자기.

이 회사는 도자기업체중 세계 최초로 ISO 14001인증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가격대별로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올 광고비도 지난해보다 20~30% 늘어난 30억원정도로 잡고 있다.

하지만 1월달과 다음달 예정된 광고물량만도 이미 10억원을 넘어 이런
추세라면 어렵지 않게 올 광고예산을 초과할 것이라는 게 이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광고의 증가와 함께 제품판매의 혈맥인 유통망확충에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이 회사는 현재 1백개인 직영전시판매장을 올연말까지 2백여개로
확장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고급외제도자기 위주로 전시돼 있는 국내 백화점의 도자기
전시장을 공략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하고 있다.

현재 압구정동 H백화점의 경우 영국및 일본해외공장의 고가 도자기가
전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도자기제품의 전시장은 구색도
제대로 갖춰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아직도 일부 상류층을 중심으로 "도자기는 외국산이 좋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는 데다 외제품이 국산보다 마진폭이 크기 때문에 백화점들이
외산(수입)도자기를 선호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도자기 김무성영업부장은 "안그래도 수입도자기들이 국내시장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판에 저가의 일본도자기가 수입될 경우
영세한 중소도자기업체의 도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도자기만큼은
한국제품이 곧 세계제일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끔 국내 업체들이
시급하게 수성전략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행남자기의 대응도 이에 못지 않다.

올해를 제 2창업의 원년으로 정한 이 회사는 유통망확충을 위해
서울지역에 2곳의 직영전시판매장을 개설하는 것외에 전국에 30곳의
행남자기 전문매장을 추가로 개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행남은 특히 외국제품과 비교해 품질은 큰 차이가 없지만
관건은 디자인인 것으로 판단, 목포의 디자인연구실과는 별도로 서울에
디자인연구센터를 올해안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행남은 그러나 한국도자기와 같은 대대적인 광고계획은 아직 세우고
있지 않다.

외국도자기업체들의 동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대응을 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외국도자기 제품의 수입과 관련 도자기공업조합의 김세응전무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회원국으로 가입함에 따라 개방은
불가피한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전제하고 "이에 따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종과 기업은 점차 도태되는 수 밖에 없는 전망인 만큼 신기술개발등 업계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