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부도여파로 45개 하도급업체가 부도위기에 직면하는 등 피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와함께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는 원료인 고철과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이 끊어져 오는 30일부터 가동이 전면중단되고 이로인한 관련업계의
피해도 뒤따를 것이 우려된다.

28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한보철강 부도 관련 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60건에 1천4백51억원으로 이 가운데 45개
업체는 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규모가 가장 큰 업체는 인천 남동공단의 기흥기계산업으로 한보그룹
과의 거래금액 1백69억9천9백만원중 52억6천6백만원이 이미 부도나 도산
위기에 처해있다고 호소해왔다.

또 원강플랜트는 66억원가운데 19억4천5백만원이, 천안의 대한보일러는
43억3천만원중 25억8천7백만원이 부도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협진세라믹스 5억6천6백만원중 1억5천8백만원, 한스공업 5억3천
9백만원중 3억8천9백만원 등 확인된 부도액수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업체 대부분은 현재 예금자산이 동결된데다 은행에 할인받은
한보그룹 어음에 대해 이달말 결제일을 앞두고 은행들이 환매를 독촉하고
있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실태파악 등으로 자금지원이 늦어질 경우 도산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는 현재 총 4백10억원정도로 집계된 삼성중공업의 피해금액과 3백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현대중공업의 피해금액도 사실상 하청 중소기업에 부담이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보철강관계자는 당진제철소의 고철재고가 바닥난데다 유공이 지난
26일부터 LPG공급을 중단, 30일부터는 공장가동이 완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열연강판 등의 수급차질로 강관 등 일부수요업계의 피해가
뒤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또 한보철강제품의 수출을 대행하는 효성물산 등 일부 종합상사도 수출
물량을 제때 대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

다만 철근의 경우 국내재고가 많아 수급에는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 차병석.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