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부도과정에서 각 금융권별로 대응전략이 차이를 보여 관심.

은행권은 아직 실체적 진실이 정확히 밝혀지는 않았지만 정치적 외압이
작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은행은 일반 대기업에 대한 담보비율이 50%이지만 한보철강의 경우는
80%나 돼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종금사의 경우는 지난 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때 정태수 회장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어음할인을 은행지보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종금사는 현재 총여신 7천억원중 약6천억원이 은행지보가 붙어
있고 나머지는 담보가 확보된 것이다.

또 지난해말부터는 한보의 자금악화설이 나돌자 만기가 된 어음의 연장을
거부하고 교환에 돌리기 시작해 1조원에 이르던 여신규모가 그나마 줄어
들었다.

그러나 금사 등이 지난해말 어음을 집중적으로 교환에 회부해 이게 한보
부도를 촉발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업계도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들은 우성그룹의 부도에 직격탄을 날릴 만큼 적극적인 몸사리기에
나서왔다.

매몰찬 지급보증 거절 등은 이후 (주)동신이 부도나는데도 결정적으로
기여해 "제2금융전을 조심하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1조이상의 자금을 대준 리스사의 경우는 멋모르고 당한 케이스다.

리스업계는 그동안 업계의 선두주자인 개발리스와 산업리스가 외형과 수익
경쟁을 위해 한보철강 시설자금 지원에 각각 2천억원대의 주간사를 선 다음
이중 일정금액을 다른 리스사에 배분해 왔다.

따라서 지방이나 중소리스사는 한보철강 사람들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공동
융자에 끼여들었고 변을 당하게 됐다.

부산지역의 K리스사는 지역적 연고를 이용해 한보철강에 로비까지 해가면
물건을 따왔서 다른 리스사에 나누어주기도 했다.

리스사는 한보철강이 다른 대기업보다 마진이 0.2%더 높아 순전히 영업적
목적에서 한보에 자금을 대주기는 했으나 개발리스와 산업리스가 잘못된
물건을 물어온데 책임이 있다며 이들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스사는 대부분 기계가 담보로 있고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리스
대출금은 공익채권에 해당돼 원금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며 안도하고 있다.

할부금융사는 이번에 5백억원이 물려고 대부분 신용이라 피해가 컸다.

특히 삼익악기 동신 등의 부도로 이미 멍이 든데다 이번에 한보철강까지
물려 초창기부터 건전성을 위협받을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일부 종금사와 할부금융사는 한보철강의 자금악화설이 돌자 부도나기
전에 여신을 전액회수해 부도이후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동서할부금융의 경우 이달초 부도직전에 여신 전액을 회수해 희희낙락.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