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부도파문이 세상사람들을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정부 대응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6조원짜리 악재에 정부가 8조원짜리 대응책을 내놨다.

2조원이라던 설자금이 갑자기 5조원으로 부풀더니 통안증권 2조원, 환매채
1조원 등 모두 8조원의 고삐를 풀기로 한 것.

"돈에서 터진 사고를 돈으로 막는다"는 이런 "맞불 작전"이 한때 시장참가자
들을 놀라게 했지만 곧바로 냉랭해지고 말았다.

돈의 힘에 의한 금융장세를 기대했던 그들은 재빨리 "돈으로 막기 어려운"
사건성격과 주가의 적군인 인플레를 떠올린 모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