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자들의 창업열기와 불황에 따른 업종전환바람에 힘입어 광고
인쇄 컨설팅업체 등 창업관련업계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명퇴자들의 창업열기로
이들 업체들이 경기침체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사회전반적인 불황에 따라 업종을 바꾸려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어
이같은 호황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종로구에 있는 광고 간판업체인 가인기획대표는 "소자본으로 창업하겠다는
사람들로부터 하루에도 수차례씩 문의전화가 온다"며 "경기가 안좋다지만
이 분야는 그런대로 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남에 있는 을지기획도 "빌딩에 입주해 있는 점포들이 경기불황에 따라
주인이 자주 바뀌면서 업종전환이 빨라져 오히려 우리는 수입이 괜찮은 편"
이라고 업계상황을 설명했다.

인쇄업종도 특수를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각종 전단이나 명함 팜플렛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 종로와 을지로에
몰려있는 인쇄사들이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한 인쇄업체 대표는 "명함이나 각종 홍보물에 대한 주문이 지난해 말부터
크게 늘기 시작해 최근 불어닥친 자영업바람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각종 기념품을 제작하는 업체나 창업컨설팅업체 중고가구업체들도
이같은 창업과 업종전환열기 덕분에 오히려 장사가 잘되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이같은 특수를 맞아 손님을 많이 확보하려는 업계간 경쟁도
치열해져 직접 수요자를 발굴하는 움직임도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여의도에서 열리고 있는 "창업박람회"에는
광고기획사 등 창업관련업체들이 박람회장 곳곳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명함이나 전단을 나눠주고 가격인하까지 선전하고 있다.

< 김준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