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전문생산업체인 유진기업이 경기도 부천시에 영아전문 보육시설을
건립,직접 운영하기로 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는 1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부천시 춘의동 대지 6백여평에
1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영아보육시설 "복사골 어린이집"을 오는 9월
개원키로 하고 최근 기공식을 가졌다.

유진기업의 유재필 회장(64)은 "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뿐"
이라면서도 "작은 일이나마 아동복지의 중요성이 알려져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회장이 보육시설을 짓게 된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지난 89년 이 회사 경비로 근무하던 맞벌이 부부가 어린 자식들을 방안에
두고 문을 잠근채 일터로 나간 사이 불이나 자식들이 질식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유회장의 부인 (당시 와병중)이 보육시설 건립을
유언으로 남기고 그해 11월 타계한 것.

유회장은 "집사람의 뜻을 받드는 의미도 있지만, 국가적으로 수십만명의
외국인 노동력을 수입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면서 우수한 국내
여성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며 "기업이 이런
운동에 앞장서 정부의 부담을 경감시켜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2세미만의 영아를 위한 보육시설은 정부가 목표하는 수준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유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복사골 어린이집"의 보육대상이 2세이하 영아임을 감안,
전문 보육교사와 우수 기자재를 확보하고 하루 24시간 운영하면서
부천지역 맞벌이 부부는 물론 생활보호대상자 소년소녀가장 등 저소득층의
영아들을 보살펴줄 계획이다.

지난 85년 설립된 유진기업은 지난해 매출액 1천2백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평균 50%이상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견 레미콘업체.

종업원 7백명의 이 회사는 내년초 기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회장은 현재 유진기업 유진종합개발외에 보리건빵을 생산하는
영양제과(주)를 경영하고 있으며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직도
맡고 있다.

지난해 3월 조세의날 산업포장을, 11월 제22회 전국품질경영대회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기업을 해오면서 이익이 나면 모두 제조업에 재투자해 왔다는 유회장은
"부천지역내에 "어린이회관" 설립을 계획중이며 장기적으로는 유진기업이
수도권에 갖고 있는 9곳의 레미콘공장 부근에 영아전문 보육시설을 건립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정규용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