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국토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80년대 후반 폭등했던 주택가격이 91년부터 95년까지 5년간 하락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80년대 후반 과열되었던 경기가 진정된데다 90년이후 매년
60만가구정도의 주택이 공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96년에는 주택가격이 1.4%정도 올랐다.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아직도 11만가구가 넘는 미분양주택이 있는등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서울 수도권의 주택이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는 지하철망이 확충되어 역세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신도시에서는 지하철개통으로 교통여건이 좋아지고 편익시설이 확충되어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안정된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일부지역의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주택경기는 일반경기, 통화량,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경기가 상승하면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주택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

또 경기상승과 무역수지 흑자등으로 통화량이 증가하면 6개월 정도후에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97년의 일반경기는 3.4분기까지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량은 일반경기 침체와 무역적자 누적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18%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실명제와 부동산전산망등 투기억제 수단이 가동되고
있어 97년의 주택경기는 전년도와 비슷하게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

또 전세가격도 4%정도의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의 주택시장은 그동안 국지적으로 나타나던 주택가격
상승현상이 서울 전지역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도권 신도시건설이 마무리됨에 따라 주택공급이 줄어들고
대통령선거 등 부동산시장 불안요인이 잠재해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가격상승 10년 주기설과 함께 지난 5년간 가격 하락이후의
반발매수기대심리등도 가격상승을 부채질했다.

이와 같이 최근 서울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은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다분히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작용한데 따른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금년에는 심리적인 요인 등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주택수요의 50~55%를 차지하는 수도권은 신도시개발이
마무리됨에 따라 공급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상승요인이 잠재해 있다.

그러나 최근의 주택공급은 서울과의 교통연계가 좋지 않은 경기도
외곽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서울권의 주택수요를 흡수하기에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서울권의 주택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서울인근지역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

서울권에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는 서울주변에 계획적인
주택단지의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것이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리라는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대책실시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