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진흙속에서 진주를 고르는 것"과 같다.

미분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인데 그중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좋은 조건의 아파트를 선택해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분양이 발생했던 시기가 겨울 명절등 전반적으로 분양률이
떨어지는 때였거나 분양업체의 광고가 미흡했던 경우 의외로 조건이
좋은 아파트를 만날수 있다.

미분양아파트구입은 청약저축에 들지 않아도되고 주택업체들이 알선하는
다양한 융자혜택을 받을수있다는 장점이있다.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납부할때도 융통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분양아파트에는 교통여건 입지여건 분양가격등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지않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한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일반 아파트보다 더욱 꼼꼼히 살펴봐야하는 것은
그래서이다.

우선 입지여건을 살펴보는게 중요하다.

서울에서는 분양가격이 비싼 반면 단지규모가 작고 비로열층(1층이나
최상층)인 경우 주로 미분양이 생긴다.

이에반해 수도권에서는 서울과 거리가 멀거나 교통이 좋지않은 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한다.

특히 서울까지 가는데 1시간이상 걸리는 수도권외곽이 주요 미분양발생
지역이다.

단지주변에 공장이나 혐오시설이 들어서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지 못한
지역에서도 미분양이 생긴다.

따라서 광고문안만 봐서는 별 이상이 없는데 미분양이 발생한 곳은
현지확인이 필수적이다.

또 공장이나 혐오시설건설이 계획돼 있으나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도시계획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같은 행정구역안에서도 실제 주거여건은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광고나 주위의 말만 듣고 선뜻 계약을 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예컨대 수도권의 1급주택지로 꼽히는 고양지역이나 남양주덕소에
건립되는 아파트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입지여건은 크게 차이난다.

지역내 1~2순위에서 접수가 마감되는 아파트가 있는가하면 1년이
지나도록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아파트가 있다.

계약을 원하는 평형의 평면과 향 층등도 잘 살펴야한다.

요즘은 네모 반듯한 땅이 많지않은데다 용적률을 높이기위해
"기억"자나 "디귿"자형 아파트를 많이 짓는다.

따라서 모델하우스를 방문, 자신의 아파트 배치도를 반드시 살펴봐야한다.

분양가도 따져봐야한다.

특히 서울 강남등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에서 미분양된 아파트는 대부분
이경우다.

인근 아파트시세와 분양가격이 비슷해 입주할때까지의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손해를 볼수도 있기 때문이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