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등 해외에서 대학을 다닌 뒤 국내에서 의료면허를 따는 사람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0일 시험을 치른 올해 치과의사 국가자격시험 응시자중 외국에서
치과대학을 졸업한 응시자는 4백94명.

이는 전체 응시자의 36.9%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 91년 (61명)보다 거의 8배나 늘어났다.

일반 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달 초에 실시한 의사시험에서 84명의 외국 대학 졸업자가 응시했다.

작년엔 69명이 시험을 봤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개업하거나 활동하는 외국대학졸업 의사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91년이후 국내에서 면허를 취득한 치과의사와 일반의사는 각각
88명과 85명.

이에 대한 국내 의료계의 시각은 따갑다.

"일부 학생들이 국내 대학보다 입학하기 쉬운 필리핀 등에서 공부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면허를 따고 있다"는 것.

올해 의사고시에 합격한 외국대학 졸업자 17명중 14명이 의료분야에서
한국보다 낫다고 하기 어려운 필리핀에서 공부한 사람이라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

이에 대해 외국 치.의대 출신자들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거나 부모를
따라 외국에 갔다가 현지 대학에 진학했을 뿐이라며 결코 실력이 모자라
유학간게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