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연구] (3) '루머, 결과인가 원인인가' .. 부도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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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이 부도 나기 1주일전.
기자 질문.
"그룹의 자금악화설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한보그룹의 홍보책임자.
"말도 안돼는 루머다.
자금악화설을 퍼뜨리는 음해세력이 있다.
검찰이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안다.
그런 소문 때문에 자금이 더 악화되고 있다.
언론도 덩달아 확인안된 보도를 하고 있다"
기자 질문.
"그렇지만 한보어음이 팩토링사나 사채시장에까지 나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홍보책임자.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는가.
루머가 기업을 잡는다"
일주일 뒤 한보철강은 실제로 부도가 발생했다.
루머가 부도의 도화선인가.
부도가 발생한 대부분의 기업은 시중의 자금악화 루머가 부도를 부추긴
주범이라고 한다.
제일은행장도 "언론이 너무 앞질러 보도하는 바람에 2금융권이 한보철강
어음을 대거로 돌렸고 은행으로서는 더 막아주는데 한계를 느꼈다"고 주장
하고 있다.
루머가 기업의 부도를 부추기는 것은 사실이다.
증시의 정보지에 자금악화설이 나돈 기업은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그러면
2금융권은 만기가된 어음의 연장을 거부한다.
소문은 더욱 증폭되고 이 때즘이면 언론도 기업자금 사정에 대해 기사를
쓰기 시작한다.
신문에 자금난이라고 나면 다른 어음도 대거 결제요청 들어오고 결국
은행은 부도전을 끊고 만다.
루머나 언론보도가 기업의 부도를 부추긴다고는 하지만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속담대로 루머의 진짜 근원지는 엉성한 기업의 자금관리에
있다.
한보그룹같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상대하는 팩토링사 렌탈사에까지
가서 어음을 할인했다면 "우리회사 재무구조는 엉망입니다"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무구조가 튼실하다면 주식을 싸게 사기 위해 악의적으로 퍼트린 소문
이라도 곧 사그러들고 만다.
신문 보도도 그렇다.
신문들은 가능한한 1차부도 사실은 보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업에 피해를 끼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주가가 급락하거나 금융기관에 "오늘 내일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 때면 기사를 쓸수 밖에 없다.
정보가 빠른 금융기관은 대처를 하고 있는데 하청업체나 일반투자자는
까맣게 모르는 사이에 부도가 나는 것은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루머나 신문 보도를 탓하기에 앞서 기업이 스스로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는게 부도를 막는 지름길임을 우리 기업인들이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1일자).
기자 질문.
"그룹의 자금악화설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한보그룹의 홍보책임자.
"말도 안돼는 루머다.
자금악화설을 퍼뜨리는 음해세력이 있다.
검찰이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안다.
그런 소문 때문에 자금이 더 악화되고 있다.
언론도 덩달아 확인안된 보도를 하고 있다"
기자 질문.
"그렇지만 한보어음이 팩토링사나 사채시장에까지 나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홍보책임자.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는가.
루머가 기업을 잡는다"
일주일 뒤 한보철강은 실제로 부도가 발생했다.
루머가 부도의 도화선인가.
부도가 발생한 대부분의 기업은 시중의 자금악화 루머가 부도를 부추긴
주범이라고 한다.
제일은행장도 "언론이 너무 앞질러 보도하는 바람에 2금융권이 한보철강
어음을 대거로 돌렸고 은행으로서는 더 막아주는데 한계를 느꼈다"고 주장
하고 있다.
루머가 기업의 부도를 부추기는 것은 사실이다.
증시의 정보지에 자금악화설이 나돈 기업은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그러면
2금융권은 만기가된 어음의 연장을 거부한다.
소문은 더욱 증폭되고 이 때즘이면 언론도 기업자금 사정에 대해 기사를
쓰기 시작한다.
신문에 자금난이라고 나면 다른 어음도 대거 결제요청 들어오고 결국
은행은 부도전을 끊고 만다.
루머나 언론보도가 기업의 부도를 부추긴다고는 하지만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속담대로 루머의 진짜 근원지는 엉성한 기업의 자금관리에
있다.
한보그룹같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상대하는 팩토링사 렌탈사에까지
가서 어음을 할인했다면 "우리회사 재무구조는 엉망입니다"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무구조가 튼실하다면 주식을 싸게 사기 위해 악의적으로 퍼트린 소문
이라도 곧 사그러들고 만다.
신문 보도도 그렇다.
신문들은 가능한한 1차부도 사실은 보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업에 피해를 끼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주가가 급락하거나 금융기관에 "오늘 내일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 때면 기사를 쓸수 밖에 없다.
정보가 빠른 금융기관은 대처를 하고 있는데 하청업체나 일반투자자는
까맣게 모르는 사이에 부도가 나는 것은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루머나 신문 보도를 탓하기에 앞서 기업이 스스로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는게 부도를 막는 지름길임을 우리 기업인들이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