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물고기' 내달 7일 일제 개봉 .. 추락한 젊은이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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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가 2월7일 전국 70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된다.
소설가 출신 감독답게 탄탄한 시나리오와 절제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국내 첫 "프로듀서 연합체제"로 제작된데다 기획 제작 배급시스템을
전문화해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여균동 명계남 문성근 이창동씨가 설립한 이스트필름의 창립작.
여기에 강우석 김성홍 김의석 감독 등 흥행 3인방이 뭉친 시네마서비스가
제작비 지원 및 전국 직배를 자청하고 나서 더욱 눈길을 끈다.
게다가 대기업이나 창업투자사 지원없이 순수 충무로자본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영화제작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야기의 축은 두개.
하나는 막동 (한석규)이 폭력계 보스 배태곤 (문성근)의 정부이자
밤무대 가수인 미애 (심혜진)와 펼치는 비극적 사랑이고, 또 하나는
신도시를 배경으로 한 막동가족의 삶이다.
급변하는 신도시 지역과 서울의 영등포를 대비, 꿈을 찾아 비상하다
추락한 젊은 남자의 초상을 그렸다.
막동은 보스의 여자와 사랑에 빠진 "위험한 남자".
그는 현실의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끝내 희생 당한다.
그에게 초록물고기는 무슨 의미인가.
살인을 저지르고 반쯤 실성한 상태에서 집으로 전화하는 장면에 암시돼
있다.
"형, 빨간 다리 생각나? 철교말야. 그 아래에서 초록색 물고기를
잡겠다고 큰소리 치다 신발만 잃어버리고..."
현실에 없는 희망의 처소, 마음속의 꿈이 곧 초록물고기다.
막동의 꿈은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작은 식당이라도 차리는 일.꿈은
그가 죽은 뒤에 이뤄진다.
옛집을 개조한 식당에서 남은 형제들이 모여사는 모습.
오른쪽 본채 건물이 초록빛 지붕으로 채색된 반면 왼쪽의 가건물은
빨간 지붕으로 그려진다.
그 사이로 커다란 버드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길 건너편에는 아파트
단지가 "거대한 영등포"처럼 펼쳐져 있다.
이 영화엔 비극적 내용뿐만 아니라 유쾌한 웃음도 담겨 있다.
셋째형과 계란트럭을 몰다 신호위반에 걸려 교통경찰에게 1만원을
뜯긴 뒤 5천원을 거슬러달라고 뒤쫓으며 확성기로 "차 세워"를 연발하는
장면등은 배꼽을 쥐게 한다.
교외선안에서 막동이 미애에게 음료수병을 소재로 퀴즈를 내는 모습과
키스신도 오래 기억될 장면.
"은행나무침대"에 이은 한석규와 심혜진의 커플연기, 문성근의 차가운
표정연기가 완성도를 더 높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1일자).
개봉된다.
소설가 출신 감독답게 탄탄한 시나리오와 절제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국내 첫 "프로듀서 연합체제"로 제작된데다 기획 제작 배급시스템을
전문화해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여균동 명계남 문성근 이창동씨가 설립한 이스트필름의 창립작.
여기에 강우석 김성홍 김의석 감독 등 흥행 3인방이 뭉친 시네마서비스가
제작비 지원 및 전국 직배를 자청하고 나서 더욱 눈길을 끈다.
게다가 대기업이나 창업투자사 지원없이 순수 충무로자본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영화제작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야기의 축은 두개.
하나는 막동 (한석규)이 폭력계 보스 배태곤 (문성근)의 정부이자
밤무대 가수인 미애 (심혜진)와 펼치는 비극적 사랑이고, 또 하나는
신도시를 배경으로 한 막동가족의 삶이다.
급변하는 신도시 지역과 서울의 영등포를 대비, 꿈을 찾아 비상하다
추락한 젊은 남자의 초상을 그렸다.
막동은 보스의 여자와 사랑에 빠진 "위험한 남자".
그는 현실의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끝내 희생 당한다.
그에게 초록물고기는 무슨 의미인가.
살인을 저지르고 반쯤 실성한 상태에서 집으로 전화하는 장면에 암시돼
있다.
"형, 빨간 다리 생각나? 철교말야. 그 아래에서 초록색 물고기를
잡겠다고 큰소리 치다 신발만 잃어버리고..."
현실에 없는 희망의 처소, 마음속의 꿈이 곧 초록물고기다.
막동의 꿈은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작은 식당이라도 차리는 일.꿈은
그가 죽은 뒤에 이뤄진다.
옛집을 개조한 식당에서 남은 형제들이 모여사는 모습.
오른쪽 본채 건물이 초록빛 지붕으로 채색된 반면 왼쪽의 가건물은
빨간 지붕으로 그려진다.
그 사이로 커다란 버드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길 건너편에는 아파트
단지가 "거대한 영등포"처럼 펼쳐져 있다.
이 영화엔 비극적 내용뿐만 아니라 유쾌한 웃음도 담겨 있다.
셋째형과 계란트럭을 몰다 신호위반에 걸려 교통경찰에게 1만원을
뜯긴 뒤 5천원을 거슬러달라고 뒤쫓으며 확성기로 "차 세워"를 연발하는
장면등은 배꼽을 쥐게 한다.
교외선안에서 막동이 미애에게 음료수병을 소재로 퀴즈를 내는 모습과
키스신도 오래 기억될 장면.
"은행나무침대"에 이은 한석규와 심혜진의 커플연기, 문성근의 차가운
표정연기가 완성도를 더 높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