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나의 사무실 이야기) .. "시장님과 사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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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정책비서관실.
여러가지 하는 일이 많지만 흥미(?)있는 일은 시민의 전화를 받고 응대
하는 일이다.
새로운 정책이라도 언론에 비치게 되면 하루종일 전화벨이 그치질 않는다.
"누구 맘대로 혼잡통행료 받어.
시장좀 바꿔봐.
따져야겠어"
자가용승용차를 가진 시민의 전화인 것 같다.
"거 참, 잘했소.
근데 말씀이야, 통행료로 만원정도 받아내시오"
보나마나 자가용없는 시민의 전화이다.
우리 사무실을 찾아온 전화내용은 그야말로 별의별 것들이 다있다.
비난 질책 찬성 하소연 고발성전화가 대부분이지만 한바탕 스트레스를
푸는 전화도 하루에 몇번씩 걸려온다.
그 양상이야 어찌됐건 간에 시민의 소리는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열심히
듣는다.
"오죽했으면 시장실로 전화를 걸었겠느냐"라는 생각을 절절히 갖게 된다.
"내가 뽑은 시장인데 왜 시장과 전화통화를 못한단 말이여"
이런 전화는 열건에 여덟건이다.
"선생님 말씀도 옳으신데요.
시장을 뽑으실 때는 시민들 전화나 받으라고 뽑으신 건 아니잖아요.
무슨 내용인지 말씀해 주시면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억지가 만만치 않다.
이럴 때를 위해서 만들어놓은 묘안을 발휘한다.
하루 근무 8시간을 분으로 환산하면 4백80분인데 시민 1인당 3분통화를
한다고 하면 하루 1백60명이 시장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
이런 계산에 따라 1천1백만 시민이 시장과 통화를 원할 경우 1백88년이
걸린다.
이런 설명을 하면 막무가내로 조순시장과 통화를 요구하던 시민들도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고 만다.
"허.
별난 계산법으로 나를 묶어 놓는군.
1백88년이 걸린다 이거지"
전화를 끊기 전에 하는 말이 들린다.
묘안치고는 너무나 웃겼나보다.
여성시민들의 전화중에 심심치 않게 걸려온 것은 짝사랑 하소연이다.
"조순시장님을 매우 존경하는데요.
한번만 만날 수 없을까요.
사진한장 찍고 싶은데 언제쯤 가면 되죠"
"일요일에 북한산을 가신다고 해서 하루종일 기다렸는데 오시지 않더군요.
어떻게 된 일이죠"
다짜고짜로 따지는 전화인데 이 여성은 아마도 엉뚱한 예측을 한 것 같다.
도봉산과 관악산을 등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줄기차게 걸려온 전화중에 뭐니뭐니해도 짜릿한 것은 시 정책을
이해하고 호감을 가져줄 때이다.
"정말 고마워요.
여의도 공원 만드는 일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동안 서울의 가슴은 완전히 병들어 있었죠.
이제 허파가 소생할 것 같네요.
내 고마운 표시를 꼭 시장께 전해주시오"
송명호 < 서울시 정책비서관실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
여러가지 하는 일이 많지만 흥미(?)있는 일은 시민의 전화를 받고 응대
하는 일이다.
새로운 정책이라도 언론에 비치게 되면 하루종일 전화벨이 그치질 않는다.
"누구 맘대로 혼잡통행료 받어.
시장좀 바꿔봐.
따져야겠어"
자가용승용차를 가진 시민의 전화인 것 같다.
"거 참, 잘했소.
근데 말씀이야, 통행료로 만원정도 받아내시오"
보나마나 자가용없는 시민의 전화이다.
우리 사무실을 찾아온 전화내용은 그야말로 별의별 것들이 다있다.
비난 질책 찬성 하소연 고발성전화가 대부분이지만 한바탕 스트레스를
푸는 전화도 하루에 몇번씩 걸려온다.
그 양상이야 어찌됐건 간에 시민의 소리는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열심히
듣는다.
"오죽했으면 시장실로 전화를 걸었겠느냐"라는 생각을 절절히 갖게 된다.
"내가 뽑은 시장인데 왜 시장과 전화통화를 못한단 말이여"
이런 전화는 열건에 여덟건이다.
"선생님 말씀도 옳으신데요.
시장을 뽑으실 때는 시민들 전화나 받으라고 뽑으신 건 아니잖아요.
무슨 내용인지 말씀해 주시면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억지가 만만치 않다.
이럴 때를 위해서 만들어놓은 묘안을 발휘한다.
하루 근무 8시간을 분으로 환산하면 4백80분인데 시민 1인당 3분통화를
한다고 하면 하루 1백60명이 시장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
이런 계산에 따라 1천1백만 시민이 시장과 통화를 원할 경우 1백88년이
걸린다.
이런 설명을 하면 막무가내로 조순시장과 통화를 요구하던 시민들도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고 만다.
"허.
별난 계산법으로 나를 묶어 놓는군.
1백88년이 걸린다 이거지"
전화를 끊기 전에 하는 말이 들린다.
묘안치고는 너무나 웃겼나보다.
여성시민들의 전화중에 심심치 않게 걸려온 것은 짝사랑 하소연이다.
"조순시장님을 매우 존경하는데요.
한번만 만날 수 없을까요.
사진한장 찍고 싶은데 언제쯤 가면 되죠"
"일요일에 북한산을 가신다고 해서 하루종일 기다렸는데 오시지 않더군요.
어떻게 된 일이죠"
다짜고짜로 따지는 전화인데 이 여성은 아마도 엉뚱한 예측을 한 것 같다.
도봉산과 관악산을 등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줄기차게 걸려온 전화중에 뭐니뭐니해도 짜릿한 것은 시 정책을
이해하고 호감을 가져줄 때이다.
"정말 고마워요.
여의도 공원 만드는 일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동안 서울의 가슴은 완전히 병들어 있었죠.
이제 허파가 소생할 것 같네요.
내 고마운 표시를 꼭 시장께 전해주시오"
송명호 < 서울시 정책비서관실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