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변호사간의 숨막히는 두뇌싸움, 극적 반전, 충격적인 사회고발.

비디오 팬들의 숨을 거의 멈추게 할만큼 긴장감 넘치는 법정영화 세편이
안방극장 문을 두드린다.

"프라이멀 피어" "투영 투 다이" "타임 투 킬"이 바로 그것.

"더록" "히트" "미션 임파서블"등 대형 액션물이 세차게 몰아친뒤
바람빠진 타이어처럼 썰렁한 비디오가를 이 세편이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프라이멀 피어"는 정통 법정 스릴러물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큼
탄탄한 구성을 자랑하는 작품.

관객은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재판관이 된다.

시카고에서 존경받는 가톨릭대주교 러시맨이 가슴에 수십번의 칼을
맞고 살해된다.

주교밑에서 일하던 애런이 현장에서 도망치다 붙잡혀 용의자로 지목된다.

검사직을 그만둔 유능한 변호사 마틴 베일이 무보수로 변호를 자원한다.

상대검사는 자신의 한때 연인이었던 레이블.

사건을 파헤치던 베일은 대주교가 자신의 성가대원들에게 강제로
포르노비디오를 찍게 해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애런은 이런 대주교의 학대를 이기지못해 "로이"라는 또다른 성격의
인물로 변해 대주교를 살인한 것.

결국 애런은 순박한 애런과 포악한 로이의 성격을 함께 지닌 이중인격자.

결국 "미친 놈"으로 결론내려져 석방되지만 그게 진실의 전부는 아니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며 긴장의 깊이는 더해진다.

리처드 기어, 로라 리니 주연. 그레고리 홉릿 감독. CIC.

"투영 투 다이"와 "타임 투 킬"은 "프라이멀 피어"와 달리 사회고발의
성격이 강한 작품.

"투영 투 다이"는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한 범죄소녀를 통해
미국사회의 모순을 고발하고 있다.

15세 소녀 아만다 수 브래들리는 살인혐의로 체포된다.

그녀의 국선변호사인 버디 소울은 자료를 수집하던중 그녀가 계부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당해왔고 거리의 건달 빌리의 마수에 걸려 매춘 마약
범죄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검사를 비롯한 법정은 아만다에게 사형을 언도함으로써 사회의 책임을
강변하려 한다.

결국 아만다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데 이 장면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려내고 있다.

주연인 브래드 피트와 줄리엣 루이스가 이 영화를 계기로 공식적인
동거에 들어갔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

로버트 마코비츠 감독. BM코리아.

"타임 투 킬"은 남부미국에서의 인종차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미시시피주의 작은 도시.

아홉살짜리 흑인소녀가 대낮에 술과 마약에 찌든 백인건달들에게 무참히
강간당한다.

범인들은 이틀뒤에 체포되지만 백인임을 믿고 반성의 기미가 없다.

이를 본 소녀의 아버지가 공판에 참석키 위해 입장하는 범인들을
기관총으로 쏴 죽이고 체포된다.

신출내기 변호사 제이크는 백인우월주의가 뿌리깊은 이곳에서 질 것을
알면서 사건을 맡는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제이크에게 KKK단의 협박이 시작되고 모든 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변호사의 최후변론이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치고 논리 또한 약한것이
작품의 완성도를 해치는게 흠.

존 그리샴 원작, 조엘 슈마허 감독. 매튜 맥커너히, 산드라 블록 주연.

드림박스 2월중 출시.

< 박준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